높은 학점과 어학성적, 화려한 스펙 등이 적힌 이력을 바탕으로 나름 이력서를 빽빽하게 채워 입사원서를 제출했는데도 번번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한다면 그 원인은 자기소개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원자의 스펙과는 관계없이 서류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불합격 자소서'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3월 인사담당자 7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3%가 '지원자가 기준을 만족시키는 스펙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상 문제로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스펙의 지원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소서를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합격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인사담당자도 58.9%나 됐다.

◆ 좋은 자소서 vs 나쁜 자소서

그렇다면 잘 쓴 자소서와 그렇지 못한 자소서의 특징은 무엇일까?

서류전형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자기소개서의 첫째 조건은 '두드러진 핵심'이다. 인사담당자들의 45.1%(복수응답)는 '핵심을 명확하게 작성한 명확한 자소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2위는 '지원 직무와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소서'가 34.5%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잘 드러난 자소서'가 3위로 26.4%였다. 4~5위는 '지원자의 개성과 성향, 장단점이 잘 표현된 자소서'(22.2%), 5위는 '지원 직무와 관련한 경험을 중심으로 지식·역량을 잘 설명한 자소서'(21.5%)가 각각 차지했다. 이 밖에도 '실수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작성한 자소서'(12.5%), '이력서·지원서와 함께 전체적인 글의 짜임이 좋은 자소서'(9.6%), '에피소드와 경험을 살려 읽는 재미와 함께 지원자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소서'(6.5%)도 지원자들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잘 쓴 자소서로 꼽혔다.

반대로 잘못 쓴 자기소개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인사담당자들은 '산만하고 요점이 분명치 못한 자소서'(51.5%)를 꼽았다. 이어 '비속어 사용과 맞춤법 실수 등 기본적인 어휘 구사력이 떨어지는 자소서'(37.9%)도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하는 자소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디서 보고 베낀 듯한 인상을 주는 자소서'(34.9%),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자소서'(31.7%), '지원 기업·직무를 오기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자소서'(26.8%)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 밖에 '지원자의 성향·특성이 보이지 않는 진부한 자소서'(26.6%), '같이 제출한 이력서와 자소서 내용이 불일치하는 자소서'(14.9%), '짧은 경력·경험에 비해 과도하게 자신감을 표출한 자소서'(13.7%)도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지원자에게 나쁜 인상을 갖게 하는 자기소개서로 꼽혔다.

◆ 탈락 자소서의 공통점

하나의 에피소드를 모든 자소서 항목에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한 인사담당자는 "읽다 보면 참신함이 사라지고 어디서 읽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하나의 에피소드는 한 번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격의 장단점'을 쓰라고 하면 장점만 강조하는 지원자들이 의외로 많다. 단점인 듯 적으면서 사실은 장점을 말해본 경험은 취업준비생들이 흔히 행하는 실수다. 인사담당자들은 "단점이 없는 사람을 위해 단점을 묻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단점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장점 같은 단점을 기록하는 것은 눈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임수와도 같다. 솔직하게 단점을 기술하는 편이 낫다. 그 대신 단점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는 간략하게 제시하고 그 단점을 개선·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직무 수행에 장애가 되는 치명적인 단점이나 기업의 인재상이나 비전과 상반되는 단점은 금물이다. 가령 영업직군 지원자가 '낯을 많이 가려서 사람을 사귀는 데 오래 걸리고 긴장을 잘한다'고 쓴다면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성실한' '열심히' 등의 표현은 식상함을 준다. '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시면' 같은 표현도 너무 굽히고 들어가는 느낌이라 매력적이지 않다.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하는 일, 관심이 있는 일을 명확히 밝히는 게 더 열의가 느껴지고 지원자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또 회사와 지원자를 선을 긋는 것처럼 느껴지는 '귀사'라는 표현 대신 구체적인 지원회사의 이름을 쓰는 게 좋다. (매일경제, 2017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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