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서식한계 수심 8천200m에 가장 근접한 촬영
큰 머리에 가늘고 긴 꼬리지느러미.."심해 꼼치" 일종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와 NHK가 현존 세계기록보다 26m 더 깊은 수심 8천178m 지점에서 심해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심해어 촬영은 3년 전 미국과 영국 해양생물학자들이 해저 8천145m에서 2종류의 심해어를 촬영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으나 올해 4월 중국 연구팀이 이보다 7m 더 깊은 8천152m 지점에서 물고기 촬영에 성공했다고 발표, 가장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 영상으로 기록됐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가 촬영에 성공한 이번 심해어 영상은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 기록을 26m 경신한 것이다.

심해에서는 엄청난 수압으로 인해 물고기의 세포 기능이 손상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수심 8천200m가 서식한계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양연구개발기구와 NHK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8천178m 지점에 4K카메라를 탑재한 무인 관측장치를 잠수시켜 조사를 실시했다.

카메라에는 미끼로 고등어를 달아 놓았다. 촬영을 시작한 직후부터 미끼인 고등어 주위에 옆새우로 불리는 절지동물 종류가 모여들었고 대략 17시간 후 천천히 헤엄치는 심해어 한 마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카메라에 잡힌 심해어는 심해꼼치로 불리는 물고기의 일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몸길이가 20㎝ 정도로 전체적으로 희고 반투명하며 머리가 크고 뱀장어처럼 가늘고 긴 꼬리지느러미가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조사는 수심 7천500m 부근에서도 실시됐다. 이 정도 깊이에서는 심해꼼치 종류가 다수 헤엄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해양연구개발기구는 수심 8천178m 지점은 생물 서식한계에 가까운 깊이여서 카메라에 잡힌 물고기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기구의 오구리 가즈마사 주임기술연구원은 "(이 정도 심해에) 진짜로 물고기가 있다는 게 반가웠다"면서 "앞으로 샘플 채취 등을 통해 심해의 생태계를 더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촬영된 심해어는 수심 6천m 이상의 초심해층에 서식하는 심해꼼치 종류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은 3년전 마리아나 해구 조사에서 심해꼼치를 발견했지만, 정식 학명은 아직 없으며 일반적으로 마리아나스네일피시라고 불린다.

몸의 표면이 희고 곳곳에 반투명한 곳이 있어 내장의 일부를 밖에서 볼 수 있다. 머리가 큰 반면 꼬리지느러미는 뱀장어처럼 얇고 가늘며 길어 큰 올챙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또 천천히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영상에는 천천히 헤엄치면서 먹이인 옆새우를 쫓는 듯한 모습이 찍혀있다.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는 정밀도가 높은 4K여서 심해어 몸 측면의 근육이 희미하게 보이는 등 물고기의 종류를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사용한 장비는 "랜더"라고 불린다. 자동으로 해저로 내려갔다가 해수면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무인 관측장치다. 해양연구개발기구와 NHK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엄지손가락 끝 정도의 면적에 800㎏ 이상의 힘이 작용하는 초심해의 수압에 견딜 수 있는 부품이 사용됐으며 고정밀도의 4K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미끼인 고등어와 함께 바다에 투입해 다가오는 생물을 촬영한다.

해양연구기구의 심해조사연구선 '가이레이로부터 마리아나 해구에 투입돼 대략 3시간 걸려 수심 8천178m 지점에 도달했으며 하루 정도 촬영했다.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는 수심이 1만m 정도지만 수심 6천m 이상의 초심해층이라고 불리는 심해는 높은 수압 때문에 생태계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높은 수압이 물고기의 세포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수심 8천200m 이상에서는 생물이 살지 못한다.

심해 탐사기술이 발전하면서 2012년에는 영화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이 잠수정으로 수심 1만m 정도인 챌린저 해연(海淵)에 도달, 해저 모습을 촬영했지만, 물고기의 존재는 확인하지 못했다.(연합뉴스, 2017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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