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6세 여성 성매매 후 에이즈 감염 확인,  성일종 의원, '에이즈 발생 현황' 자료 공개,  해외 에이즈 신규 감염 감소세..한국은 늘어
국내 감염은 10~20대 남성 중심으로 확산,  성 경험 갈수록 빨라지지만 성교육은 '부족',  "임신 않는 법 외에 성병 예방 교육도 필요"
채팅앱 등 음성화되는 성매매도 '사각지대',  성 의원 "감염 막기 위한 적극적 대처 필요"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가 에이즈 예방을 위한 퍼포먼스 차원에서 붉은 콘돔으로 `AIDS' 영문 글자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경기 용인에서 A양(16)이 남성 10여 명과 성매매를 한 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A양에게 에이즈를 옮겼거나 반대로 옮았을 가능성이 있는 성 매수 남성들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태다. 모바일 채팅앱을 통해 음성적으로 이뤄진 성매매라 신원 확인이 쉽지 않아서다. 추가 감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에이즈 관리의 구멍이 드러나게 됐다.

이러한 A양과 비슷한 또래인 10~20대 에이즈 감염자가 10년 새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 경험이 갈수록 빨라지고 청소년 성매매도 줄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12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에이즈 발생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성일종 의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감소 추세지만 한국은 반대로 증가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전 세계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200만명으로 2000년(310만명)보다 35% 줄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1062명으로 2000년(219명)보다 늘어났다.
다양한 에이즈 치료제들. 약이 보급되면서 전 세계의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중앙포토]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국은 기존 에이즈 환자가 워낙 많았던데다 치료 약이 보급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측면이 있다"면서 "그래도 우리나라는 에이즈 유입 초반에 관리를 잘해서 환자가 급증하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국내 감염자는 10~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10대 감염자는 2006년 13명에서 2016년 36명으로 증가했다. 20대도 같은 기간 158명에서 360명으로 배 이상이 됐다. 전체 감염자 중 10대 비율은 2000년 0.7%에 그쳤지만 지난해 3.3%로 커졌다. 20대도 22.3%에서 33.8%로 급증했다.
10~20대 에이즈 신규 감염이 남성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자료 성일종 의원실]
이들 대부분은 남성이다. 지난해 10대 감염자 중 3명, 20대에선 8명만 여성이었다. 특히 에이즈는 잠복기가 10년 안팎인 걸 감안했을 때 10대에 감염돼 20대에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실상 10대가 에이즈에 노출되는 위험성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인체 면역세포(빨간색)를 파괴하고 나오는 에이즈 바이러스(초록색). [중앙포토]
이처럼 어린 연령대의 에이즈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뭘까. 일차적으로는 학교 등에서 이뤄지는 청소년 성교육이 '성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전에 비해 성 경험을 하는 나이가 빨라지고 있지만 성 지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교수는 "현재 이뤄지는 청소년 성교육은 대부분 콘돔 사용 등 임신하지 않는 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에이즈 등 각종 성 매개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부모나 학교가 청소년의 성관계를 지나치게 터부시하는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채팅앱 등을 통한 성매매가 활성화되면서 10대 청소년의 에이즈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갈수록 음성화되는 성매매도 에이즈 확산을 부추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팅앱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청소년 에이즈 관리의 사각지대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올해 적발한 스마트폰 채팅앱 성매매는 596건(8월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1건보다 29% 늘어난 수치다. 10대 청소년들은 이러한 익명 채팅을 통한 성매매 사례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이재갑 교수는 "성매매 청소년은 에이즈나 성병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에이즈에 감염되고 또다른 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일종 의원은 "에이즈예방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과 시·도 지사, 기초지자체장은 감염 의심자에 대해서 검진이나 역학조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면서 "에이즈 추가 감염자를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중앙일보, 201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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