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고3 14만명 줄어드는데 前정부 16만명 감축 계획서 후퇴
정부 "학생 선택 못받으면 도태.. 시장에 맡겨 자연스럽게 줄일 것"
"부실 대학 정말 문 닫게 하려면 설립자 퇴로 열어주는 법안 필요"

교육부는 2021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을 2만명 줄이겠다는 내용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추진 계획'을 11월 30일 발표했다. 이 평가에서 상위 60%에 드는 대학에는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 않고, 대학 구조 조정 속도 역시 늦추겠다는 게 골자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한 대학 정원 감축에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 논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3년간 대입 정원 2만명 감축

교육부는 우선 전국 대학을 권역별로 나눠 평가해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Ⅰ·Ⅱ유형) 등 3등급으로 나누기로 했다. 대학 발전 계획 및 교육과정 운영 성과 등을 토대로 실시하는 1단계 평가에서 상위 60%에 든 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지정해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40% 대학은 대학 운영 건전성 및 교육과정 역량 제고 방안 등을 기준으로 2단계 평가를 실시해 역량강화대학(20%) 혹은 재정지원제한대학(20%)으로 다시 구분〈표〉한다. 이 40% 대학들은 학자금 대출, 국가장학금 지원 등에서 재정적 불이익과 함께 정원 감축을 권고받게 된다.

이해숙 교육부 대학평가 과장은 "2021년 대학 입학 자원은 2018학년도 대비 3만4000여 명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 중 2만명은 정부 진단을 통해 감축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 부실 대학이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고교 졸업생 수가 56만명(2013년 기준)에서 2023년 40만명까지 줄어드는 데 대비한다는 이유로 '대학 정원 16만명 감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주기(2014~2016년) 4만명, 2주기(2017~2019년) 5만명, 3주기(2020~2022년) 7만명을 줄인다는 계획 아래 대학을 6개 등급으로 나눠 A등급(상위 17%) 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4~15%씩 정원을 줄이도록 했다. 그 결과 2018학년도 입학 정원은 2013년 대비 약 5만6000명 줄었다. 하지만 "우수한 대학도 정원을 줄이게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교육부 측은 "이번 개편안은 지난 정부 대학 구조개혁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라고 했다.

◇"부실 대학 퇴출 경로 열어야"

현행법상 부실 대학 정원을 정부가 강제로 줄일 수 없도록 한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최하위 등급을 받는 대학 중 ▲2015년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거나 ▲부정·비리로 학사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 ▲학생 충원율이 현저하게 낮은 대학 등을 '한계 대학'으로 선정한 뒤, 컨설팅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이마저 불가능한 경우 폐쇄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학을 강제로 폐쇄할 때 설립자 기여분을 일정 정도 되돌려 주도록 해 부실 대학의 퇴로를 열어 주도록 했던 대학구조개혁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계류하다 지난해 폐기됐다. 전문가들은 "부실 대학 폐쇄를 촉진하려면 교육부가 정원을 강제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설립자들의 퇴로를 열어 주는 법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정 지원도 전면 손질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도 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학에 자율성을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학들이 예산을 따기 위해 정부가 제시하는 사업 목적과 방향 등에 맞추느라 오히려 대학 고유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부는 일반 재정지원 사업과 특수목적 재정지원 사업 등 크게 두 가지로 단순화해, 내년에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에는 2019년부터 이 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이번 개편안으로 (지원금 운용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조선일보, 2017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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