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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A 기술원이 원장의 처조카를 채용하기 위해 다른 지원자 면접 점수를 깎아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기술원장과 인사담당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처조카 B 씨를 채용하도록 인사부서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인사담당 실무자는 필기점수가 낮은 원장의 처조카를 합격시키기 위해 외부 면접위원이 상위 지원자에게 준 91점을 16점으로 고쳤다.

# C 은행의 경우 사외이사의 지인인 지원자가 필기전형과 1차 면접 등에서 최하위권임에도 전형공고에도 없던 ‘글로벌 우대’ 사유로 통과시켰다. 이어 임원면접 점수도 임의로 조정해 최종합격 처리했다. 그런가 하면 D 은행은 인사담당 임원이 자녀의 임원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고, 해당 자녀는 고득점으로 합격했다.

??◆20대 취준생들 “현대판 음서제 부활” 한탄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전체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채용 비리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지만, 최근에도 채용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하면서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현대판 음서제 부활’이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통해 1190개 기관·단체 중 946곳에서 지난 5년간의 채용과정에서 4788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이 중 지난달 26일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결과 잠정적으로 밝힌 채용비리 22건에 대한 정황을 보면 유형별로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9건,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6건이 적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은 이제 분노를 넘어 허탈감 단계에 이르렀다. 20대 취준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취준생 A씨는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를 통해 “ㅇㅇ대라서 죄송합니다. 감히 ㅇㅇ대생이 ㅇㅇ은행에 취업하고자 시간 들여 자소서 쓰고, 돈 들여 스펙 쌓아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또 다른 취준생 B 씨는 취준생들의 온라인 모임인 한 카페에 “이미 모든 사람들의 인생은 고등학교때 정해졌으니 노력도 하지 말고 차별을 받아들이라는 이야기처럼 보여서 가슴이 아프네요”라며 토로했다. 이어 “명문대에 비하면 우리학교와 떨어진 취업준비생들의 학교들의 환경이 훨씬 더 나쁠 테고 그 나쁜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은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간절했고 노력했다는 이야기도 되겠죠”라고 토로했다.

취준생들에게 이 같은 허탈감을 안기고 있는 채용비리는 빅데이터 결과에서도 그 이슈가 가파르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소프트가 2일 ‘CBS 라디오’를 통해 밝힌 채용비리 관련 빅데이터는 상위 연관어로 ‘강원랜드’ 4,984건, ‘은행’ 1,377건, ‘금감원’ 885건을 기록했다. 또 2015년 채용비리 관련 언급량은 1,585건이었으나, 2016년 2,131건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8배 가까이 되는 언급량 16,137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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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 채용비리에 ‘마음의 병’ 우울증까지

이 같은 채용비리는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졌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알바천국이 지난해 11월1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20대 회원 2169명을 대상으로 ‘수저계급론에 대한 20대의 생각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8.8%가 수저계급론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우울함의 정도로는 '때때로 우울한 정도(60%)'가 가장 많았다.

이어 ‘불면증 등 질병에 시달릴 정도(16.9%)’,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13%)’, ‘매우 우울해 항상 무기력한 정도(10.1%)’ 순으로 응답했다.

이러한 20대들의 우울증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2년 5만2793명에서 지난해 6만4497명으로 22.2%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60대 이상 증가율(20%)보다 높은 것으로 같은 기간 10대, 40~50대는 줄었고 30대(1.6%)는 약간 증가한 상태다.

한편 정부는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채용비리에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 업무배제와 퇴출은 물론, 해당 기관장의 해임과 부정합격자 퇴출 등에 대해사도 징계를 통해 공공기관 등 채용비비 뿌리를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돼 해당 기관을 다니고 있는 부정합격자에 대한 퇴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결과 본인이 기소될 경우 즉시 퇴출하고, 본인이 기소되지 않더라도 본인 채용과 관련된 자가 기소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아시아경제, 2018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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