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쇼 선구자 마르틴 혼치크 감독
"도시와 하늘이 하나의 스크린, 국적-언어 초월 새 소통수단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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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드론쇼를 매우 인상 깊게 봤습니다. 한국의 첨단 5세대(5G)기술과 인텔이 아주 좋은 성과를 이뤄냈더군요.”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재캠퍼스에서 만난 마르틴 혼치크 감독(48)은 “나와 동료들이 만든 기술이 올림픽이란 행사에 사용돼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진흥원이 개최한 ‘넥스트 웨이브 콘퍼런스’ 강연을 위해 방한한 그는 드론쇼계의 선구자적 인물로 현재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총감독직을 맡고 있다.

혼치크 감독은 2012년부터 드론 공연 팀인 스팍셀스(Spaxels)를 결성해 지금까지 약 10차례 다양한 드론쇼 행사를 지휘했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평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사업 파트너인 인텔과도 협업했다. 그는 6년 전 드론 50대가 투입된 첫 드론쇼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2012년 9월 3일 오후 11시 15분이었어요. 오스트리아 린츠시 강변에서였죠. 제가 속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팀원들이 드론으로 불꽃놀이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성공시켰습니다. 정말 멋졌어요. 인공적인 동시에 자연적이었고, 마치 반딧불이 같았습니다.”

그는 “드론쇼의 핵심은 ‘군집 비행’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연결된 드론 5대가 하나의 조로 움직인다. 리더 드론이 주위 드론에 명령을 내린다. 각각의 드론은 바람 방향이나 세기 등 기상 정보가 전달되면 자동으로 운행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도시와 하늘을 하나의 스크린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드론 한 대가 픽셀 한 개 역할을 하는 거죠. 드론 수가 늘어나도 기초 원리는 똑같습니다. 배터리 충전, 착륙 공간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겠지만, 100대든 1000대든 무한대의 드론을 날릴 수가 있습니다.”

혼치크 감독은 드론쇼를 열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허가를 받는 일’을 꼽았다.

“어느 누구도 예고 없이 자신의 머리 위에 드론이 나타나는 걸 좋아하진 않을 겁니다. 프라이버시나 안전 문제로 예민하니까요. 사람들 일상에서 어느 선까지 드론을 받아들일지는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합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혼치크 감독은 드론쇼가 “국적과 언어를 초월한 소통의 새로운 수단이 되길 바란다”며 “드론이 ‘쇼’라는 새 맥락에서 사용되면 과거보다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진 대부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드론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기술은 악하지 않아요. 언제나 사용자가 악할 뿐이죠. 난 드론이 회사나 일반 시민들에게 유용하며 더 많은 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혼치크 감독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드론 기술과 관련된 또 다른 센세이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한국에서도 여러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8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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