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이면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됩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이후 16년간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지난해 고령사회에 접어든 상태에서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생산가능인구의 사회적 비용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후대의 사회적 부담이 커지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그 여파로 출산율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우리 사회가 이미 그런 악순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산율이 '최악의 시나리오' 보다 더 떨어지면서 인구 정점 예상 시기도 2031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겨질 공산이 큽니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출산과 양육은 물론 고용, 주택, 교육정책까지 들어 있습니다. 1·2차 기본계획(2006∼2015년)을 추진하면서 쏟아부은 예산이 무려 80조원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정부는 2020년까지 이어질 3차 계획에 무려 197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1·2차 계획 기간과 비교하면 연평균 400%가량 증액한 것입니다.

이런 맥락을 통해 살펴봐도 지난해 출생아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매우 암울한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나온 저출산 대책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현실을 제대로 살핀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출산 기피 풍조의 이면에는 높은 청년실업률, 낮은 여성고용률, 폭등한 주거비와 사교육비, 세계 최장 근로시간,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직장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지난 정권에서 자행되어 왔던 전시성 정책을 과감하게 버리고, 성·지역·생애주기 등에 따른 맞춤형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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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더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수는 1970년대 통계 작성 이래 처음 35만명대로 추락했다.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10일 통계청의 '2017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전년 40만6200명보다 4만8500명(1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도 2001년(-12.5%)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 해 출생하는 신생아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1970년대만해도 100만명대 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에 49만명으로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40만명대로 추락했다. 이후 2015년 반짝 증가했다가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쳐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세대 만에 출생아수 반토막난 건 '헬조선'뿐

한 해 출생아수 30만명대는 인구학자들 사이에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한세대 만에 출생아수가 반토막으로 줄어 인구절벽에 직면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떨어졌다. 역시 전년 1.17명보다 0.12명(10.3%)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하회하는 것은 물론, 압도적인 꼴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7.0명으로 전년보다 0.9명(11.4%) 줄어들었다.

여성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4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율은 20대 후반(25∼29세) 47.8명, 30대 초반(30∼34세) 97.7명, 30대 후반(35∼39세)은 48.7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8.6명(15.2%), 12.4명(11.3%), 1.5명(3.1%)씩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40대 초반(40∼44세)은 6.0명으로 전년보다 0.1명(1.7%) 늘어났다. 특히 주 출산연령인 30대 초반 출산율이 급감해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율이 처음으로 100명 아래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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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난, 치솟는 주거비, 사회적 불안감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출산율을 연령대로 비교하면 30대 초반이 가장 높았고, 20대 후반, 30대 후반 순이었다. 20대 후반은 출산율이 30대 후반과 유사하게 낮아졌다. 10년 전에는 20대 후반 출산율이 30대 후반보다 4배 가까이 높았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한 결과다.

 

평균 출산연령은 32.6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비중은 29.4%로 전년보다 3.0%포인트 높아졌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수 감소세를 봐도 첫째아(-12.0%), 둘째아(-11.9%), 셋째아 이상(-12.4%)이 모두 두 자릿수로 급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첫째아와 둘째아, 셋째아 출생이 모두 급감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2016년 나타난 사회 경제적 불안과 청년실업, 경기나 주택 상황이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6.2명으로 전년보다 1.2명 증가했다. 셋째 이후 아이의 성비는 106.5명으로 전년보다 0.9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출산순위에 따른 성비차이가 정상 범위(103∼107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7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1.67명)이었고 전남(1.33명), 제주(1.31명) 순이었다. 서울(0.84명), 부산(0.98명)의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추락했다.

월별 출생아수는 2016년 10월 이후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12월 8.8% 감소하는 데 그쳐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

◆5년 단위 국가재정운용계획 손질…저출산 '특단의 대책' 나올 듯

정부는 최악으로 치닫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1·2차관과 1급 간부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저출산, 청년 일자리, 근로시간 단축 등에 관한 대응을 논의했다.

기재부 간부들은 합계출산율이 작년에 역대 최저치인 1.05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저출산 문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큰 위험 요인이며 과감하고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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