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대응' 세미나 개최
"성평등기업문화, 일·생활균형 달성이 사람중심 저출산 정책 핵심 키워드"
"과도한 근로문화 개혁'이 인구절벽 위기를 타파하는 중요한 열쇠"
"이상적 근로자를 자녀없는 남성근로자 대신 육아·돌봄 하는 부모근로자로 바꿔야"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청년층의 출산결정에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이 이상적인 근로자를 '자녀가 없는 남성근로자' 대신 '육아와 돌봄을 하는 부모근로자'로 설정해 이들이 유능하게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반적인 업무과정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3일 오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대응'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은 다양한 형태의 임금과 근로조건 등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기업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며 "워라밸은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성평등한 기업문화와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 달성이 사람 중심 저출산 정책의 핵심 키워드"라며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워라밸 중소기업'을 확산해 일자리의 미스매치도 줄이고 기업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정책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개인의 삶이 보장되지 않는 과도한 근로문화를 개혁하는 것이 인구절벽 위기를 타파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상적 근로자를 '자녀없는 남성근로자'대신 '육아와 돌봄을 하는 부모근로자'로 시각을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영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여성 중 고학력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에서 모성패널티를 줄이지 않으면 출산회피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맞벌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청년남성들 역시 배우자의 경력단절을 야기할 수 있는 출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모성패널티란 동일한 조건의 무자녀여성과 유자녀여성 간에 발견되는 임금 차이,자녀가 있는 여성이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현실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직장 내 워라밸은 청년층 남녀의 출산결정에 중요한 조건이어서 기업이 이상적인 근로자를 자녀가 없는 '남성근로자'로 정하는 대신 육아와 돌봄을 하는 '부모근로자'로 설정하고 전반적인 업무과정을 이들이 유능하게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들의 변화된 선호 등을 고려할 때 출산·육아에 적대적인 직장문화가 획기적이고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저출산을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례발표에서는 국내 기업에서 시행되는 여성인력 활용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김혜숙 유한킴벌리 상무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일․생활 균형을 위해 유한킴벌리는 유연근무제를 일찍이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며 "생산직 4조교대근무제(1993년), 관리직 시차출퇴근제(1994년), 영업직 현장출퇴근제(1995년)뿐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워크(2011년), 재택근무제(2012년)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마트워크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변동좌석제'는 현재 근로자 80%가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 코리아의 정지현 HR 비즈니스 파트너는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비즈니스 가치에 대해서 명확히 하고 임원진의 강력한 후원을 받는 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문화 확산에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직원 비율, 여성임원 비율 등 인사운영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SAP의 경우 2015년에는 5년 후 여성임원비율을 25%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미 달성해 2020년 30%가 될 때까지 매해 1%씩 늘리는 목표를 추가로 정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유자녀 근로자의 육아기 10년간 '시간임금연동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육아기 1년만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하고 있어서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자녀 육아기 동안(10년간)에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임금연동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간임금연동근무제는 근로자가 주40시간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사업주는 근로시간을 반영한 적정임금을 산정해 지급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케아는 주당 16시간, 20시간, 25시간, 28시간, 32시간 등으로 탄력근무가 가능하며 보수는 근로자에게 차등해 지급하지만 복지는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뉴시스, 2018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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