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전형유형'과 '핵심역량진단 점수' 비교 결과,    "미래 핵심역량 위해선 학생부 확대" 주장과 달라

정시 입학 대학생이 핵심역량 가장 뛰어나..학종이 가장 낮아.jpg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인 정시모집으로 입학한 대학생이 자기관리능력이나 대인관계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대학생의 핵심역랑 수준이 가장 낮았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부 중심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13일 '핵심역량교육연구' 제2권 제1호(통권 2호)에 게재된 '대학생들의 개인 배경변인에 따른 핵심역량 차이분석:K-CESA 진단 결과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정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의 핵심역량진단 점수가 평균 55.18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90%에 가깝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 실기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핵심역량진단 점수가 51.09점으로 뒤를 이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핵심역량진단 점수가 49.34점으로 가장 낮았다.

2016년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K-CESA)에 참여한 1~4학년 대학생 1만4875명을 분석한 결과다. 입학전형 유형, 출신 고등학교 유형 등 개인적 요인이 핵심역량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핵심역량교육연구'는 한국핵심역량교육학회에서 연간 2회 발간하는 온라인 학술지다.

대학생 핵심역량진단의 평가영역은 총 6가지다. 6개 영역 모두 정시모집으로 들어온 학생의 핵심역량 진단 점수가 가장 높았다. 자원·정보·기술 활용 역량, 의사소통역량, 글로벌 역량, 종합적 사고력 등 인지적 역량은 물론 자기관리역량, 대인관계역량과 같은 비(非)인지적 역량에서도 정시 입학생의 점수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보다 높았다.

인지적 역량에서 차이가 컸다. 정시로 들어온 학생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보다 인지적 역량 점수가 7.11점(종합적 사고력)에서 9.25점(자원정보기술 활용역량) 높았다. 비인지적 역량 점수도 각각 1.56점(대인관계역량) 1.90점(자기관리역량) 높았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은 학생부교과, 논술 등 다른 수시모집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보다도 인지적 역량 점수가 2.69점(글로벌역량)에서 4.91점(자원정보기술 활용역량) 낮았다. 자기관리역량과 대인관계역량 등 비인지적 역량은 학생부종합전형 학생이 다른 수시전형 입학생에 비해 각각 1.46점, 1.99점 높았다.

핵심역량교육연구 제2권 제2호(통권 3호)에는 의사소통역량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논문(K-CESA 하위요인별 특징 분석:의사소통역량을 중심으로)도 실렸다. 2016년 핵심역량진단에 참여한 대학생 1만2404명을 분석했다.

결과는 비슷했다. 듣기, 토론과 조정, 읽기, 쓰기, 말하기 등 의사소통역량의 5개 세부영역 모두 정시모집으로 입학한 학생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말하기 영역을 제외하고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말하기 영역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36.78점)이 다른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35.46점)보다 역량수준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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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이 낮은 건 당연…학생 역량으로 보기에는 무리"

대학생 핵심역량진단은 대학생이 대학 졸업 후 다양한 분야의 직종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역량의 현재 수준을 측정하는 검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교육부 지원으로 개발해 201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세부 역량을 보면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와 겹치는 요소들이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크게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4가지를 평가한다. 세부 평가항목을 보면 인성에서는 협업능력과 소통능력 등을 평가한다. 발전가능성에서는 자기주도성,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대학생핵심역량진단에서 평가하는 자기관리역량의 세부영역 중 하나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다. 대인관계역량에서는 협력, 중재,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의사소통역량에서는 토론과 조정 능력 등을 측정한다.

그런데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핵심역량진단 점수가 정시모집은 물론 다른 수시전형 입학생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인지적 역량뿐 아니라 자기관리역량이나 대인관계역량과 같은 비인지적 역량도 정시 출신 학생들이 높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직능원 관계자는 "대학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당연한 결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직능원 관계자는 "대학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생부종합전형 자체가 학생이 한다기보다 학부모와 학교가 짜서 해주는 게 많다 보니 온전하게 그 학생의 역량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역량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직능원 관계자는 "정시모집 같은 경우 자기 수능 성적보다 하향지원하는 추세가 있어 역량 자체가 자기 성적보다 높을 수 있다"며 "정시 출신이면서 역량진단 점수가 높은 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제대로 지원하지 않으면 중도탈락해서 다른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결국 수능이냐 학생부종합전형이냐로 모아진다. 좁게는 정시 수능 중심 전형 비중을 지금보다 늘려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수능전형 비중이 처음 10%대로 떨어졌다(19.9%).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부 중심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대학생 핵심역량진단은 지식과 이해, 실행능력(기술), 태도 등을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평가이기에 주관적인 고교 기록이나 대학성적보다 훨씬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지표"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지식 중심인 수능으로는 미래형 인재를 기를 수 없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가야 한다는 논리가 깨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정시 수능전형 출신 대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 출신보다 핵심역량이 높게 나온 이유는 수능 자체가 지식 중심의 내신평가보다 고급 사고력 중심의 객관적 평가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대입제도 개선을 통해 정시 수능전형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능을 핵심역량 진단을 위한 평가방식으로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고교 교육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뉴스원, 2018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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