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내신 시험문제 유출에 기존 입장 유지 여부 '눈길'

 

유은혜 후보자, 지난해 수시모집 절반 교과전형 의무화 주장.jpg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교육분야 정책 제안을 하면서 수시모집 선발인원의 절반 이상을 반드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교 시험문제 유출 사건 등 내신 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유 후보자가 기존 입장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이목이 쏠린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이들이 만든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는 지난해 초 '2017년 이후의 대한민국-대선 핵심 아젠다'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서 유 후보자는 대학입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교 정상화와 사교육 부담 축소에 기여할 수 있는 단순한 대입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논술전형과 수학·과학·외국어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기회균등전형을 확대하는 한편, 학생부교과·종합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는 식이다.

특히 수시모집의 50% 이상을 반드시 학생부내신전형(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도록 제안했다.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들은 전체 모집인원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54.8%)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는다. 전체 모집인원 대비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은 42.4%다.

하지만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서울지역 15개 대학만 놓고 보면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은 전체 모집인원의 7.0%로 떨어진다.

이들 대학이 주로 학생부종합전형(전체 모집인원의 43.7%)이나 수능전형(25.7%)으로 학생들을 뽑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능의 경우 정규수업 파행과 EBS 교재에 기댄 문제풀이식 수업을 야기하는 데다 논술·특기자전형은 사교육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 의원이 토론회 보고서에서 인용한 우리교육연구소의 대입 관련 대학생 인식 조사결과를 보면 고교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생활 정상화에 가장 적합한 전형으로 응답자의 45.1%가 학생부교과전형을 꼽았다.

교사들 역시 교과성적이 학생의 성실성과 학업능력을 보여준다는 점 등을 들어 학생부교과전형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부 교과성적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학교 간 격차가 존재하므로 A학교에서 1등을 하는 학생이 B학교에서 30등을 하는 학생보다 꼭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은 해묵은 논란거리다.

서울 소재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나 유출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고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시험문제를 빼돌렸다가 구속기소 됐고,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쌍둥이 재학생이 각각 문·이과 1등을 차지하자 같은 학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 결재 라인에 있었던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과성적의 신뢰성·공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인 만큼 교육현장에서는 유 후보자가 대입정책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어떤 식으로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학생부교과전형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엔 이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폭발'하는 모양새"라며 "당국이 당장 전형 비율을 고민하기보다는 내신에 대한 불신을 없앨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더 신경 쓸 것"이라고 전했다.(중앙일보, 2018년 9월 2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