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적정 섭취량은?

비타민, 항산화영양소, 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과일은 건강식품이지만, 이는 잘 먹었을 때의 이야기다. 과일을 잘못 먹으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열린 대한비만학회 연수강좌에서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김오연 교수는 "과일은 어떻게, 얼마큼 섭취하느냐에 따라 비만 위험을 올리기도, 비만 위험을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만에 藥 될 때 VS. 毒 될 때

과일은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일의 단맛에서 알 수 있듯이, 과일은 단순당(당분자가 1~2개로 구성돼 있어 소화·흡수가 빠름)을 함유하고 있어 적정 섭취량보다 많이 먹게 되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과일을 많이 먹으면 한 번에 많은 양의 단순당이 빠른 속도로 체내로 흡수돼 혈당이 급상승한다"며 "이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더 많이 자극하고 체내 지방 합성을 촉진해 혈중 지질과 체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일에 많은 과당은 포도당보다 흡수 속도가 더 빨라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간에 지방으로 축적이 잘 된다.

다이어트를 할 때 과일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대부분의 과일은 수분·식이섬유·비타민·단순당류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과일만으로 식사를 대신하게 되면 단백질·지방 등을 보충하지 못해 영양 균형이 깨질 수 있다. 김오연 교수는 "과일로만 식사를 대체하게 되면 한번에 단순당을 과도하게 섭취해 오히려 체지방이 증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과 3쪽, 바나나 반 개… 권장량 적어

과일은 식후에 바로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으므로 간식으로 먹어야 한다. 식사와 식사 사이 출출할 때 하루 2회 정도 먹을 것을 권장한다. 한국인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과일의 1회 섭취 기준은 50㎉이다. 이 양은 사과 3쪽(100g), 배 2쪽(100g), 바나나 반 개(100g), 오렌지 반 개(100g), 포도 4분의 1송이(100g), 귤 4분의 3개(100g)에 해당하는 양이다〈표〉. 김오연 교수는 "1회 섭취 분량은 생각보다 적은 양"이라며 "과일도 한 가지 종류만 먹기보다 다양한 과일을 조금씩 섞어서 분량에 맞게 먹거나, 채소류나 유제품과 함께 먹으면 영양에 더 좋다"고 말했다.

과일은 생과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건과일, 주스, 통조림 형태로 섭취하면, 같은 양을 섭취해도 열량이 높고 단순당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말린 과일도 생과일과 마찬가지로 1회 섭취 기준은 50㎉인데, 양으로 따지면 건포도, 말린 대추의 경우 15g으로 소량이다.

과일주스는 식이섬유가 거의 없고 비타민 손실도 많아 과일만큼 영양가가 없다. 포만감이 덜 하기 때문에 많이 먹기도 쉽다. 그래서 대한소아과학회는 과일주스를 소아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과일주스는 굳이 마실 필요는 없지만, 마신다면 100% 생과일주스를 100㎖로 소량 마셔야 한다. 과일 통조림도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식영양연구소 심선아 박사는 "통조림 속 과일을 절인 물에는 설탕이 대부분"이라며 "과일 통조림을 먹는다면 물은 빼고 과육만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당도 과일이 좋은 것 아냐

많은 소비자가 '고당도' 과일을 선호한다. 대형마트에서는 당도 측정계로 당도를 확인하거나 시식을 한 뒤 단 과일을 구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당도 과일은 과당·포도당 등 단순당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고당도 과일만 선호하지 말고 과일 본연의 신맛, 풋내 등이 나는 것을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심선아 박사는 "당도가 높아도 껍질에 있는 식이섬유를 같이 섭취하면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다"며 "껍질에는 칼륨 등 미네랄도 풍부하므로 칼륨을 제한해야 하는 만성신장질환자가 아니라면 과일을 껍질째 먹어라"라고 말했다. 사과·배는 물론 귤도 껍질이 얇은 조생귤은 껍질째 먹어볼 만 하다. 귤껍질을 까서 먹는다면 하얀 실이 있는 속껍질(알베도층)은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다만 과일 껍질을 먹으려면 유기농으로 재배된 것을 고르고 세척을 잘 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 김명수 과수과장은 "단감, 배, 포도는 껍질째 먹을 수 있도록 품종이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헬스조선, 2018년 1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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