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배·그리스 1.7배 등 일률적이지는 않아,  유엔 "차이 설명할 '합리적 객관적 근거' 있어야"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형사처벌을 둘러싼 논쟁이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일단락됐지만, 대체복무제도 도입 방안을 놓고 양심적 병역거부 논쟁의 2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에 이은 대법원의 결단으로 향후 우리사회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라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국방부는 36개월 동안 교정시설 등에서 합숙을 하며 대체복무를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과 50여개 시민사회 단체는 36개월의 복무기간이 ‘징벌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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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도 도입의 최대 쟁점은 '복무기간'…36개월 vs 27개월

국방부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지점은 '복무기간'이다.  
국방부는 Δ입영기피자들의 대체복무제 악용 예방 필요성 Δ복무강도 Δ군복무와 대체복무제 사이의 형평성 확보 등을 이유로 현역병(육군 기준)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의 복무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대체복무 대상자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국제인권기구의 가이드라인 등을 근거로 현역 복무기간의 1.5배가량의 복무기간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다수 시민사회단체도 국제적 판단 사례 등을 근거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1.5배안'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UN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지난 1999년 프랑스 정부가 대체복무기간을 군복무기간의 2배로 정한 것에 대해 현역과 대체복무 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대체복무기간이 더 긴 경우에는 그러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자유권규약 위반으로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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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1.5배 넘으면 국제기준 위반?…'합리·객관적 근거' 관건

그렇다면 현역의 1.5배를 넘는 복무기간을 정하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19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 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를 운용하고 있는 국가들도 1.5배 기준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개별 상황을 고려한 복무기간(상단 표 참조)을 설정하고 있다. 특히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OECD 국가 중 그리스는 1.7배를 적용하고 있다.  
UN자유권규약위도 '합리적이고 객관적 근거'를 언급한 것을 보면 각국의 대내·외적 상황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대체복무기간이 현역복무기간의 1.5배를 초과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객관적 근거'가 존재한다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과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징벌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분단국가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수성은 물론 군필자와 현역 입영대상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전문연구요원 및 군법무관·군의관의 복무기간(36개월) 등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던 A판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판결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라고 전제한 뒤 "대체복무기간을 현역의 2배로 하는 법안이 나오더라도 헌재가 이를 위헌으로 결정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대체복무제를 법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단계에서는 '사회적 용인 가능성'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1코리아, 2018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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