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硏 '이성교제 보고서'/ 40대 후반 男 10명 중 1명 미혼 / 20년 새 10배 늘어.. 여성도 증가 / "경제적 불안정이 가장 큰 영향"

 

 

1995년만 해도 40대 중후반 남성 가운데 미혼은 100명 중 1명이었다. 나이 많은 미혼 남성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고 그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남달랐다. 하지만 20년 뒤인 2015년에는 해당 연령대의 미혼 남성 비율이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이제는 45∼49세 남성 10명 중 1명이 미혼이다. 이러한 현상은 청년들 전반에 나타나며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8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30, 40대 미혼인구 비율은 지난 20년간 급격하게 늘어났다.

25∼29세 남성 중 미혼은 1995년 64.4%에서 2015년 90.0%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30∼34세 남성은 19.4%→ 55.8%, 35∼39세 6.6%→ 33.0%, 40∼44세 2.7%→ 22.5%, 45∼49세 1.3%→ 13.9%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학력이 늘고 취업 시기가 늦어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고교 졸업 후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청년이 대학에 다니며 사회 진출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여성의 미혼 비율도 모든 연령에서 늘어났다. 25∼29세 가운데 미혼은 1995년 29.6%에서 77.3%로, 30∼34세 6.7→37.5%, 35∼39세 3.3%→ 19.2%, 40∼44세 1.9%→ 11.3%, 45∼49세 1.0%→6.4%로 늘어났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은 34세까지는 한국의 미혼 비율이 더 높지만 35세부터는 일본이 훨씬 높은 점이다. 45∼49세 남성 중 미혼 비율이 일본은 25.9%로 한국(13.9%)의 2배에 달한다. 같은 연령대의 미혼 여성도 일본이 16.2%로 한국(6.4%)의 약 3배다.

그러나 30∼34세의 미혼 비율은 한국이 55.8%로 일본(47.3%)보다 높다. 보고서는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등 청년의 삶의 질 문제를 겪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대, 30대 초반에서 한국의 미혼 비율이 더 높은 만큼 향후 우리나라도 40대 미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혼이라고 해서 자유 연애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2012년 국내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에 따르면 20∼44세 미혼 남성 중 이성교제를 하는 33%에 그쳤다. 여성도 37%에 불과했다. 결혼이나 연애를 하지 않은 채 홀로 살아가는 청년이 훨씬 많은 셈이다.

청년의 이성교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취업여부와 고용안정성 등 경제적 여건이었다. 취업 남성과 정규직 남성의 이성교제 비율은 각각 35.0%, 38.0%로 미취업(26.4%)과 비정규직(25.9%) 미혼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성호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청년들이 고용 등의 개선 없이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나이 많은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청년에 대한 경제적 안정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세계일보, 2019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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