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처는 초가에 흙방을 만들어 사는데 그 모양은 마치 무덤과 같았고, 그 문은 윗부분에 있다.” 서진의 진수(233~297)가 편찬한 <삼국지> ‘위지·동이전·한조’에 등장하는 삼한(마한)의 풍속이다. 지금까지 삼국시대의 집모양을 짐작하게 만드는 집모양 토기들이 상당수 출토됐는데, 그 모양은 대부분 기둥 위에 집을 만든 고상식(高床式)의 맞배지붕 구조였다. 기둥을 세우고 집을 조성한, 지금의 필로티 구조를 연상하는 그런 집모양이었다. 맞배지붕은 쉽게 말해 책을 엎어놓은 형태의 지붕을 일컫는다.

 

그런데 금관가야 추정왕궁지인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에서 <삼국지> ‘위지·동이전·한조’의 기사내용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집모양 토기가 확인됐다. 봉황동 유적을 발굴중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9일 “4세기 말~5세기 초 건물지 주변에서 땅바닥에 붙은 벽체를 가진 지면식 구조이며, 지붕모양도 앞부분은 삿갓형(∧), 뒷부분은 원형인 특이한 형태의 집모양 토기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토기는 반원형의 벽체를 가진 구조다. 정면에는 네모꼴 모양의 출입구가 조성돼있다. 출입구로는 여닫이문이 열려있는 형태이고, 출입구 아래에는 받침대가 놓여있다. 벽체의 한쪽 면에는 원형의 환기창을 설치했다. 지붕 모양은 앞부분과 뒷부분이 다르다. 앞은 박공(맞배지붕의 측면에 삿갓형으로 붙인 건축 부재)을 가진 맞배지붕이고 뒤로 갈수록 경사져 내려가며 둥근 형태를 이룬다. 지금까지 흔히 발견되는 맞배지붕 고상가옥과는 다른 형태다. 강동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실장은 “이런 구조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가야의 생활사와 건축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유적의 소성유구(燒成遺構·불을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는 시설) 주변에서는 철제 말발걸이가 출토됐다. 이 유물 역시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삼국시대 말발걸이는 발을 거는 고리부분에 접합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출토된 말발걸이는 고리를 둥근 형태로 연결하고, 연결부분에 각각 구멍을 뚫어 철심을 박는 ‘리벳(rivet)접합’ 방식을 사용했다. 김삼기 연구소장은 “이것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말발걸이 제작방식”이라면서 “마구 제작기술과 제작방식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경향신문, 2019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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