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지 말고 정비업체서 탱크 청소해야"

 

지난 설 사고로 정비소에 맡겨진 차 대신 렌트카 업체서 가솔린 차량을 빌린 40대 A씨. 장거리 주행을 앞두고 평소 자주 들르는 셀프 주유소에서 아무생각없이 파란색 주유기를 집어 들고 주유구에 연결했다. 순간 사무실에서 달려나온 관리자가 "가솔린차에 경유를 넣으면 큰일난다"는 다급한 외침에 A씨는 주유기를 얼른 빼냈다. 일전에 혼유사고를 경험한 A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관리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했다.

22일 완성차·정비업계에 따르면 경유 차량이 많아지고 셀프주유소처럼 차주가 직접 주유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혼유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혼유사고란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엔진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거나, 가솔린 엔진차량에 경유를 주유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원유의 분별증류

 

 

경유와 가솔린(휘발유)는 동일한 원유(지하 기름층에서 채굴한 가공을 거치치 않은 천연 탄화수소혼합물)로부터 추출되는 석유지만, 각기 다른 온도에서 분별증류를 통해 만들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물질이다.

경유는 끓는점이 250~350도 사이에 있는 탄화수소혼합물로, 디젤 기관의 연료로 쓸 때는 보다 순수한 정제가 필요하다. 가솔린은 경유보다 끓는점은 훨씬 낮은 상태에서 추출된다. 가솔린은 상온에서 증발하기가 쉽고, 인화성이 높아 공기와 혼합되면 폭발 위험이 있다. 자동차와 항공, 공업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꾸준히 발생하는 혼유사고의 1차적 원인으로는 과거 휘발유만 사용하던 추세서 경유로 사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렌트카 이용이 늘고, 셀프주유소가 많아지면서 어떤 종류의 기름을 주입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운전자들 역시 늘고 있다.

 

혼유사고를 예방하려면 차량의 유종을 확실하게 파악해두고, 기억이 어렵다면 주유구에 유종을 알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이 좋다. 셀프 주유소를 방문했다면 휘발유는 '노란색' 주유기를 사용해야 하며, 경유는 '초록색·파란색' 주유기를 선택해야 한다.

또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혼유사고를 대비해 주유 시에는 반드시 시동을 꺼야 한다. 혼유 후 시동을 걸게 되면 자동차 엔진에 치명적인 손상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혼유 후 주행을 하게 되면 기존 파이프에 남아있는 연료를 쓰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행을 하다가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 진입하게 됐을 때 엔진이 정지돼 급정거나 화재 등 심각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휘발유 손잡이는 노란색, 경유는 파란색으로 구분돼 있다. 혹시 혼유사고가 발생했다면 시동을 걸지 말고, 빨리 정비업체를 부르는 것이 최선책"이라면서 "시동을 걸지 않았다면 연료가 탱크에만 들어가 있어서 탱크만 갈면 된다. 그러나 시동을 건다면 파이프, 인젝터까지 연료가 들어가게 돼 정비 단가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아이뉴스24, 2019년 2월 22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