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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0일(현지시간)부터 이른바 '서머타임'이라는 게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과 1988년 두 차례 시행된 바 있는 '서머타임'은 일광절약시간제(DST: Daylight Saving Time)라는 제도로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표준 시간을 1시간 앞당겨 자연 일광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제도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도입 100년을 맞았고,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 10일 미국에서는 새벽 2시를 새벽 3시로 바꿔 시침을 한 시간 앞으로 돌려놓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의 시차는 오는 11월 3일 해제 시점까지 미국 동부(EST)가 14시간에서 13시간으로, 서부(PST)는 17시간에서 16시간으로 각각 줄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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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언제부터인가 '일광절약시간제'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뜨겁다.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에서는 언론과 학계를 중심으로 '서머타임' 제도가 실행되자마자 '반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일요일 새벽 단잠을 한 시간 줄여야 할 때가 또 돌아왔다", "생체 시계가 해마다 두 차례씩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이를 유전학적으로 더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통상 아침형 인간이 일광절약시간제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는 주장 등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나 치매 같은 질환자의 경우는 적응을 위해 더욱 각별한 신경씀을 필요로 한다고.

이처럼 근래에는 그 단점이 더 부각되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는 이를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가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호주의 명물 코알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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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코알라가 많이 서식하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최근 2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코알라 개체 수가 무려 80%나 줄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자 호주는 코알라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해 3,400만 달러(366억 원)를 투입하기로 하고 코알라 보존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호주 코알라 재단은 최근 1788년 유럽인들이 호주에 정착하기 전에 1000만 마리 이상이었던 호주 코알라가 현재는 4만 3천 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주요한 원인으로 서식지의 급격한 상실과 개들의 공격, 로드킬, 기후변화, 클라미디아 등의 질병을 꼽았다. 이에 따라 투입 재원은 방대한 규모의 코알라 서식지 조성과 코알라를 괴롭히는 질병 치료, 그리고 병원 시설의 확충과 코알라를 위한 도로 안전지대 확대에 쓰이게 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보다 '근본적인' 방책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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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코알라들은 대개 자동차 운전자(motorist)들에 의해 희생되는데 그 이유인즉슨 코알라는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nocturnal) 동물이고, 통계를 보면 대다수의 로드킬 사고가 해 질 녘 또는 어두운 밤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광절약시간제로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게 되면 사람들이 차를 타고 퇴근하는 시간도 자연히 한 시간 빨라지고 그러면 아직 밝을 때 차량 통행량이 많아져 차 사고를 줄이고 더 많은 야생동물을 로드킬로부터 구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전문가들은 주중의 경우 8%, 주말의 경우 11% 정도까지 코알라 사망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치까지 내놓았다. 물론 코알라들이 많이 사는 호주 퀸즐랜드주와 북부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이 제도가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호주 다른 주들에서는 시행되는 곳들도 많다.)

역설적이게도 일광절약시간제가 코알라를 위해서는 좋은 것으로 추천되고 있지만, 인간에게는 갈수록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일광절약시간제를 아예 연중 유지하거나 별도의 변하지 않는 시간대를 채택하겠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미 북서부 워싱턴주의 의회는 일광절약시간제의 연중 유지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고, 남부 플로리다주도 '선샤인 보호법'이라는 명칭으로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는 법안을 이미 마련해 연방의회 승인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동부의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등 6개 주는 일광절약시간제 대신 동부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 표준시(애틀랜틱타임)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유는 플로리다주 같은 경우 일광이 한 해 내내 충분하므로 굳이 시간대를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연중 관광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특정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고, 다른 주들의 경우는 대부분 일 년에 두 번씩 시간대를 옮기는 게 번거롭기도 할 뿐더러 건강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학계에서는 서머타임 같은 인위적 시간대 조정이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이고 작업 중 부상 발생률을 높인다는 구체적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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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이 같은 '서머타임'제도는 언제 어떻게 도입되게 된 것일까?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원래 길어진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자는 것이었다. '일광 시간의 증가'와 '늘어난 일광 시간의 활용'을 통해서 말이다. 서머타임의 시작은 '전쟁'과 관련이 깊은데 독일과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6년부터 연료를 아껴서 전쟁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도입하기 시작했고, 미국 역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1차 대전 중이던 1918년 3월 처음 도입했다가 오전 시간 동안 일광을 잃어버린다는 농부들의 반대에 부딪혀 폐지했다. 그러다 1942년 2차대전 시작 시기에 다시 도입돼 1966년 통일된 일광절약시간제 법안이 발효됐고 4월과 10월 사이에만 유지되다가 이후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로 운영 기간을 늘려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맨 처음 제안한 사람은 뉴질랜드의 곤충학자 조지 버논 허드슨이었고 1895년이었으며, 이보다 앞서 미국의 정치인이었던 벤자민 프랭클린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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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절약시간제는 올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도입 101주년을 맞은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9월 서머타임제 시행으로 매년 두 차례씩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을 폐지할 것을 제안한 상태이고, 각 회원국은 오는 4월 이전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 EU에 통보해야 한다. EU 규정상 개별 회원국의 서머타임 폐지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서머타임 관련한 또 다른 주요기사가 뜨지 않을지 촉각을 세우게 되는 이유이다.  (KBS, 2019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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