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 발표… 사망자수 출생아보다 많아져

홍군 58세 되는 2067년에도 중위연령인 62.2세에 못 미쳐

50년 뒤엔 한국 총인구 1200만명↓… 소비 위축→저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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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려의 영역에 머물던 ‘인구 급감 쇼크’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를 앞지르는 ‘인구 자연감소’는 당초 예상보다 10년이나 앞당겨져 당장 올해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초(超)저출산 여파로 50년 뒤 한국의 총 인구는 지금보다 1,200만명 줄어들고, ‘일 할 나이’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무려 2,000만명이나 급감할 걸로 예측됐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00만명 늘어 미래 세대의 부양 부담은 지금보다 3.3배나 커지게 된다.

◇10살 홍길동군의 음울한 미래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을 토대로 현재 10세 어린이의 미래를 예측해 봤다.

2009년생 홍길동(초등 4년)군은 태어난 지 불과 10년 만인 2019년 ‘인구 자연감소(사망자 31만4,000명>출생아 30만9,000명)’ 시대를 맞는다. 2018년 정점(3,764만명)을 기록했던 생산가능인구도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홍군이 생산가능인구에 진입하는 2024년(15세)에는 3,628만명으로 지금보다 136만여명 더 줄어든다. 그나마 이때까진 총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노령ㆍ유소년 인구)가 43.0명으로 감당할 수준이다.

올해 800만명대(804만명)인 학령인구(6~21세)는 내년부터 700만명대(782만명)로 떨어지고, 홍군이 고1이 되는 2025년에는 600만명대(668만명)로 내려앉는다. 홍군은 지금의 중ㆍ고교, 대학 정원을 믿어선 안 될 형편이다.  
홍군이 대학에 가는 2028년(18세) 우리나라 인구는 정점(5,194만명)을 지나 본격적인 총 인구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든다. 홍씨가 군대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2034년(25세) 취업 경쟁률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든다. 베이비붐 세대 등의 고령화로 2030년대 생산가능인구가 연평균 52만명씩 급감하는 탓이다. 대신 총부양비가 61.6명으로 껑충 뛴다. 홍씨 급여에서 각종 연금, 보험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급증할 수밖에 없다.

33세 때인 2042년 홍씨는 3살 연하 아내와 결혼해 이듬해 아이를 낳는다. 2021년 0.86명까지 떨어졌던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은 2043년 1.27명으로 반등하지만, 인구감소로 출생아수는 2017년 약 35만명에서 29만명 안팎으로 떨어진다.

홍씨가 열살 때 43.1세이던 중위연령(전체 인구를 연령순서로 나열할 때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은 고령화로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홍씨가 58세가 되는 2067년에도 홍씨는 중위연령(62.2세)에 못 미친다. 전체 인구에서 젊은 층에 속한다는 얘기다. 어느덧 노인을 향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홍씨는 총부양비 120.2명을 떠받들고 살고 있다.

◇내년부터 ‘총인구 마이너스’될 수도

이번 통계청의 특별추계 결과는 불과 3년 전 추계보다 현실에서의 인구 급감세가 훨씬 빨라졌음을 드러낸다. 당초(2016년) 2031년으로 봤던 우리나라의 인구 정점은 3년 앞당겨졌다. 2029년으로 예상했던 인구 자연감소 시기도 10년이나 당겨진 올해부터 시작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6년 적용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출산율이 더 떨어진 현실을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간 인구절벽 앞에 서 있다가 이제는 절벽에 매달린 상황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최악을 감안하지 않은 ‘낙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이번 추계 결과를 합계출산율과 기대수명이 ‘중간’ 수준으로 유지(중위 추계)된다는 가정 하에 도출했다. 또 출산율이 2018년 0.98명에서 계속 감소하다 2022년부터 소폭 반등한다는 예측도 반영했다.

취업에 뛰어드는 20대 후반 인구가 2021년(368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베이비붐 세대도 은퇴하며 고용난 완화에 따른 ‘구직 용이→혼인 및 출생 증가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해 70만명씩 태어난 에코붐세대(1991~96년생)가 2021년부터 결혼ㆍ출산이 활발한 30대 초반으로 진입하는 점도 ‘출산율 반등’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수만큼 기업이 20대 후반을 신규 고용할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바람이 추계에 담겼다”고 지적했다.  
가장 비관적 시나리오(저위 추계)를 가정하면 인구는 올해 정점을 찍고 당장 내년부터 마이너스(-)에 접어든다. 김진 과장은 “저위 추계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삼식 한양대 교수는 “2016년 당시 저위 추계에 사용한 출산율 값이 올해 추계의 중위값보다 더 높다. 저위 추계가 비현실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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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뒤엔 생산가능인구 반토막

무엇보다 우리 경제에 우려를 키우는 건, 소비자 겸 생산자로서 경제의 주축이 되는 생산가능인구 급감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이미 작년 정점을 찍은 생산가능인구는 2067년까지 연평균 약 40만명씩 줄어 1,784만명 수준까지 반토막 날 전망이다. 2015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율(73.2%)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았지만, 2067년에는 이 비중(45.9%)이 OECD 최하위로 급반전 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앞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감소세는 단연 최고”라며 “이는 저출산이 지속되며 생산가능인구 진입 규모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연령대의 인구가 감소해도 인접한 연령대의 인구증가가 전체 규모를 만회해 준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향후 10년간 20~40대 모두 인구가 감소(총 290만명)한다. 생산가능인구의 가파른 감소는 ‘소비 감소→내수 축소→일자리 감소 및 저성장’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707만명에서 2067년 1,827만명까지 약 2.6배 늘어나고, 전체 인구 대비 비중(13.8→46.5%)도 치솟을 전망이다. 결국 일하는 젊은이들이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

실제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는 18.8명(2017년)→33.0명(2027년)→102.4명(2067년)으로 급증한다. 각종 연금,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연금을 받는 사람만 불어나는 셈이다. 조영태 교수는 “고령인구가 은퇴 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며 “여성들의 노동생산성이 남성보다 낮은 문제도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2019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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