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월요일 '블루 먼데이(Blue Monday)' 들어보셨습니까?

블루는 파란색을 뜻하기도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우울한'이란 뜻도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월요병'의 연장선에 있는 말입니다. 보통 '월요병'은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무기력하고 피곤한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데요. '블루 먼데이'는 더 나아가 월요일에 심리적 압박감이 가장 크기 때문에 자살 위험이 가장 크다는 의미로 생겨난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블루 먼데이'는 이론일 뿐 국내에서 검증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가천대길병원 연구팀이 우리나라 통계청 사망자료를 이용해 지난 19년 동안 자살로 숨진 188,601명과 우발적 사고로 숨진 188,603명을 비교·분석했습니다. '자살 사망자'와 '우발적 사고 사망자'를 비교·대조해 실제로 요일에 따라 효과가 다른지 따져본 겁니다.




그 결과, 요일별 자살 사망 빈도는 월요일이 14.9%(28,159명)로 가장 많았고, 주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해 토요일이 12.5%(23,748명)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우발적 사고로 인한 사망 빈도는 토요일에 14.1%(26,645명)로 가장 높았고 그 외 요일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토요일이 많은 건 주말에 레저활동이 증가하면서 사고가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연구팀은 '자살 사망'과 '사고 사망'의 요일별 차이가 구별됨에 따라 이른바 '블루 먼데이' 효과가 우리나라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연구팀은 나이에 따른 '요일 영향'을 보기 위해 '요일별 자살 확률(probability of suicide)'을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월요일 자살 확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월요일에 좀 더 잘 적응하면서 '자살에 대한 요일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10~20대 젊은 층에선 '자살에 대한 요일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탔습니다. 실제로 10대와 20대의 경우 일요일 대비 월요일 자살확률이 각각 9%p, 10%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20대가 '블루 먼데이'에 왜 취약한 걸까요? 연구팀은 10대는 대부분 학생인 경우가 많고, 20대는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직이거나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인 경우가 많아서 월요일 스트레스에 압도당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조서은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대 자살의 원인 중 하나가 '왕따'일 수 있는데, 월요일에 괴롭힘을 당했다면 남은 5일을 견뎌낼 자신이 없는 것도 '블루 먼데이'에 취약한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20대의 경우 '열정 페이' 명목으로 낮은 임금에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경우가 많아 월요일에 대한 심적 압박이 큰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교수는 자살은 여러 요인이 관련돼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게 간단하지 않다면서도 '블루 먼데이' 효과가 밝혀진 만큼 학교와 직장 등에서 월요일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향으로 자살 예방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자살학회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자살과 생명 위협 행동 (Suicide and Life-Threatening Behavior) 저널'에 게재됐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kbs, 2019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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