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장의 철편이 겹겹..신라 중무장병의 말갑옷 위용 복원후 첫공개.jpg



목·가슴 가리개 348매, 몸통 가리개 256매, 엉덩이 가리개 132매…. 지난 2009년 경주 쪽샘지구 C10호 목곽묘의 주곽(무덤 주인공이 묻힌 널방)에서 발굴된 말갑옷은 무려 736매의 철편으로 중무장한 신라 중장기병이 탄 말이 장착한 무구였음이 확인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출토된 5세기 전반의 말갑옷(총길이 약 290㎝×너비 약 90㎝ 가량)과 사람 갑옷의 복원을 마치고 발굴 이후 처음으로 그 실체를 16일 공개했다. 발굴 당시 말갑옷은 무덤 주인공의 널방에서 서쪽으로 동쪽으로 정연하게 깔려 있었다.


2009년 쪽샘지구 C10호 목곽묘에서 노출되고 있는 말갑옷. 삼국시대 개마무사(鎧馬武士·철갑옷으로 무장한 말을 탄 무사)의 실체를 보여준 고고학 자료였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말갑옷의 목·가슴가리개 한쪽에는 사람 갑옷 중 투구와 목가리개가 놓여있었다. 또 말 갑옷의 몸통 가리개 위에는 사람 갑옷 중 대퇴부(허벅지) 부분이 포개져 있었다, 그 아래에는 토기들이 부장돼 있었다. 피장자의 널방 옆에 달린 부곽에서는 말머리 가리개(마주·馬胄)와 안장, 재갈 등이 출토됐다.

이렇게 말갑옷 뿐 아니라 무덤의 피장자로 추정되는 장수의 갑옷이 공반·확인된 것은 획기적인 발굴성과라 할 수 있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삼국시대 개마무사(鎧馬武士·철갑옷으로 무장한 말을 탄 무사)의 실체를 보여준 고고학 자료였기 때문이다.


신라시대 장인들은 말의 굴곡을 최대한 맞추려고 크기와 형태를 달리해서 철편을 제작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복원작업을 통해 이날 공개한 갑옷은 말갑옷(36㎏)과 사람 갑옷(투구·목가리개·허벅지 부분) 등이다. 말갑옷의 목·가슴가리개 철편은 길이 6.8~7.2㎝, 너비 5~6.2㎝, 두께 약 0.2㎝이고, 몸통가리개 철편은 길이 12.2㎝, 너비 7.6㎝, 두께 0.2㎝이며, 엉덩이가리개 철편은 길이 8.3~10.2㎝, 너비 4.6~6.5㎝, 두께 약 0.2㎝ 정도로 측정됐다. 목·가슴가리개는 1~17단으로 구성됐는데 목가리개는 1~11단, 가슴가리개는 12~17단이었다. 몸통가리개 철편은 좌·우 각 6단으로 구성됐고, 엉덩이가리개 철편은 꼬리 윗부분과 아랫부분 각각 8단으로 제작됐다. 철편은 띠장식을 이용해서 말 갈기에서 엮은 것으로 추정된다. 몸통가리개 철편은 별도의 연결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말의 등 뒤에서 엮은 것으로 보인다. 엉덩이가리개 철편 윗부분은 말 안장의 후륜(안장 뒤쪽에 세운 등받이)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밑부분은 별도의 연결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몸통가리개 양끝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심명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철편은 말의 굴곡을 최대한 맞추려고 크기와 형태를 달리해서 제작한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국내에서 이처럼 삼국시대 개마무사의 무장 상태를 완벽하게 갖춘 세트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경향신문, 2019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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