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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단, 부모·자녀 세대 2187명 연구 조사
'가정형편' 차별 경험, 부모 16.8%-자녀 1.3% 인권교육 이수 등 개선, 세대간 인식차는 여전 '이성 교제, 어른 말 따르기' 동의 비율 엇갈려 고민 상담 대상도 자녀들은 '친구''없다' 비율↑ "아이를 권리 주체로 인정하고 의견 존중해야"
부모 세대와 비교했을 때 자녀 세대의 학교 내 차별 경험이 줄어들고 인권 의식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세대 간의 인식 차는 여전했다. 어른과 아이들은 이성 교제 여부와 방식, 부모 말을 따라야 한다는 당위성 등을 놓고 커다란 간극을 보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8일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4일~이달 4일 전국 부모ㆍ자녀(초5~고2) 각 2187명을 대상으로 권리 인식 차이를 조사한 '한국 아동권리 현주소' 결과를 공개했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학교나 선생님으로부터 차별을 겪은 경험은 부모 세대보다 자녀 세대에서 크게 개선됐다. 부모 직업ㆍ가정 형편 때문에 차별을 경험한 적 있다는 비율은 부모 세대가 16.8%였지만 자녀 세대는 1.3%만 해당했다. 영화 '친구'(2001년)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같은 상황이 이제는 흔치 않다는 이야기다. 학업 성적을 이유로 차별받은 적 있는 경우도 부모 세대 25%, 자녀 세대 8.8%였다. 다만 성별에 따른 차별은 부모 세대(15.5%)나 자녀 세대(14.9%)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학교 내 성평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란 의미다.
여기엔 인권교육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교육 이수 여부를 물어보니 부모 세대 42.2%, 자녀 세대 60.2%가 학교 안팎에서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자녀 세대 중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알고 있는 아동이 10명 중 8명(77.9%)에 가까웠다. 하지만 의사표현과 관련한 주제로 들어가자 어른ㆍ아동 사이의 온도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아이는 아직 어려서 결정 능력이 부족하니 부모님ㆍ선생님의 생각을 따라야 한다'는 질문에 부모 세대는 절반 이상(55.1%)이 '그렇다'고 했다. 반면 자녀 세대는 3명 중 1명(33.3%)만 동의했다. '어떤 일을 할 때 부모의 방식만 유일하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자녀도 4명 중 1명(25.5%)에 그쳤다. 반면 모든 사람이 항상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갖는다는 인식은 아이들에게서 더 높은 공감이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양쪽 세대 간 갈등의 소지도 있었다. 아동 청소년이 원하면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자녀 세대는 73.6%가 긍정했지만, 부모 세대는 그보다 떨어지는 55.3%만 동의했다. 특히 이성 간 스킨십에선 자녀 61.1%, 부모 20.9%로 괜찮다는 비율이 3배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차이는 세대 간 소통이 잘되지 않는 문제점으로 이어진다. 부모 세대는 본인 자녀가 고민이나 걱정거리 있을 때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어머니(58.1%)를 제일 많이 꼽았다. 아버지도 10.3%를 차지했다. 아이들이 당연히 보호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고민 상담 대상으로 어머니(37.9%)와 친구(37.8%)를 꼽은 비율이 사실상 동일했다. 또한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도 8.2%에 달했다. 아버지(5.8%)보다 높은 비율이다. 어른들 생각과 달리 아이들은 또래에게 문제를 풀거나 속으로만 끙끙 앓는 일이 많은 것이다. 부모와 자녀 간 '불통'은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불행해 하거나 슬퍼하고 우울해 한다'는 질문에 동의한 비율은 양쪽 간 소통이 원활한 그룹에서 10.8%지만, 원활하지 않은 그룹은 26.6%로 뛰었다. '외롭다'는 생각도 소통이 원활한 그룹은 10.9%, 불통 그룹에선 24.4%가 해당하는 것으로 나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