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에 하루 4%넘게 급등도


지난 9월 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4.3%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값도 4.1% 뛰었다.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메가톤급 뉴스가 아닌 이상 하루 사이에 국제 유가(油價)가 이만큼 오르기 어렵다. 이날 원유 가격이 폭발한 건 순전히 중국발 뉴스 때문이었다. 경제 지표를 발표한 중국 정부가 8월 중국의 서비스 부문 활동이 3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이다. 이날 홍콩 자치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철회한다고 발표해 중국과 홍콩의 긴장이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IEA(국제에너지기구)와 석유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석유 수입량으로 세계 1위다. 셰일오일 개발로 자체 생산이 많아진 미국 대신 기름을 가장 많이 사는 '큰손'이 된 것이다. 2018년 세계 원유 수입 시장에서 중국의 비율은 20.2%로서 2위 미국(13.8%)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요 변화가 유가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장면이 점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10일 국제 유가는 2주 사이 최고점을 찍었다. 이유는 무역 분쟁을 벌이던 중국과 미국이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중국에 의해 기름값이 출렁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와 맞물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EA는 2040년이 되기 이전에 수입량에 이어 소비량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하루 소비량으로 미국이 2100만배럴로 1위, 중국이 1400만배럴로 2위인데, 이 순위가 20년 안에 바뀐다는 것이다. IEA는 에너지 예측 보고서에서 "중국이 수입량, 소비량에서 모두 1위가 되면 국제 유가와 에너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조선일보, 2019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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