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의 눈물 외면한 호주.. '축복의 땅'에 내려진 재앙.jpg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호주 대륙을 집어삼킨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가 10년 이상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년간 이를 무시해 온 호주는 처참한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

◆위기대응 실패한 국가에 더이상 축복은 없다

한반도 면적을 훌쩍 뛰어넘는 1800만 헥타르가 불탔고, 3000채 이상의 집이 소실됐으며 동물 10억마리가 멸종 위기 등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동식물 자원,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 없는 나라 등 좋은 건 다 갖춘 ‘축복의 땅’으로 불려온 호주이기에 이번 산불 재앙은 더욱 뼈아프다.

지구과학자 린덴 애쉬크로프트 교수(멜버른대)는 “이 산불이 호주를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위기 그렇게 지적했는데…결국 임계점 폭발

13일(현지시간) CNN은 과학자들이 최근 10년 넘도록 ‘극심한 산불 시즌’이 도래할 것이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발화가 유력하다. 이미 수년간 극단적인 기온 상승과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던 호주에 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최근 수십년간 점점 더 덥고 건조해진 기후, 여름이면 섭씨 40도를 예사로 넘나드는 극단적인 온도 차 등이 호주 기후의 특징인데, 지구 온난화와 겹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결국 임계점을 폭발하고만 결과가 이번 산불인 셈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주 400명 이상의 기후전문가, 과학자 등이 호주 정부와 정치인을 향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해 달라”는 공개성명을 내놨다.

성명에 참여한 기후전문가 네릴리 아브람 교수(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는 “이것이 우리에게 지금 당장 영향을 주고 있는 기후변화의 현주소”라며 “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 한 위기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은 위기…‘진짜 리더십’ 필요할 때

6개월간 이어진 호주 산불은 최근 내린 폭우로 일단락된 모습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호주 당국은 산불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호주의 산불 시즌은 통상 3월 말까지 계속되는 데다, 지난주만 해도 호주 수도인 캔버라에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는 바람에 긴급상황이 선언되기도 했다.

넓게 보면 호주만의 위기도 아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극단적으로 더워질 미래는 물 부족, 생태계 파괴, 각종 사업과 여행산업, 특정 지역의 존폐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아브람 교수는 “경제를 우선순위에 두며 뒤틀기 수준의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변화를 이끌 ‘진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밝혔다.(세계일보, 2020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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