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등록금 환불”요구 빗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다수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한 가운데 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학생회관이 폐쇄돼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강을 앞두고 있는 대학들이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반발도 적지 않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여대는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육부 권고에 따라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 시행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며 “1학기 전체에 대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여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들은 일제히 개강을 3월 16일로 2주가량 연기한 상태다. 문제는 개강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ㆍ경북 지역에 집중되었던 확산세가 대학 개강을 맞아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이에 교육부는 최근 각 대학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등교에 의한 집합수업은 하지 않고 원격수업, 과제물 활용 수업 등 재택수업을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여대도 교육부 권고를 따른 것이다. 서울여대를 시작으로 주요 대학들도 온라인 강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가장 큰 불만은 온라인 수업으로 강의를 대체해도 등록금은 깎아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 글엔 10일 현재 6만9,000여명이 동의했다.

대학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청원인은 “단시간 내에 생산될 수밖에 없는 ‘온라인 강의’는 평소 ‘오프라인 강의’보다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로 이에 대해 일부 보상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강 연기로 대부분의 대학이 학기를 14~15주로 단축해 학습권 보장 문제로 보상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실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등 27개 총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 3일 전국 대학생 1만2,6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1만570명(83.8%)이 개강 연기 및 온라인 강의 도입에 따라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실기ㆍ실험ㆍ실습 등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가 불가한 수업에 대해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교수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노교수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30년 넘게 강단에서 수업을 해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실시간 개인방송처럼 강의를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학생들의 여론을 알긴 하지만 등록금 반환은 어렵다는 태도다.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는데도 적잖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여론은 듣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지침은 없는 상태”라며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는데도 학교 입장에서는 비용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한국일보, 2020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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