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인펑 생명연구소에 냉동보존 시신이 보관돼있는 액체질소 용기.        


중국에서 인체를 냉동 보존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2017년 첫 냉동이 시작된 이후 중국 산둥성 인펑 생명연구소에서는 10명의 인체가 보관돼 있다. 연구소 홍보책임자 리진핑은 "지난해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리 센터를 방문해 60명이 계약했고 비용도 지불했다"며 앞으로 냉동 보존 산업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해동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을 중심으로 신체를 냉동 보존한 뒤 의술이 더 발달한 미래에 깨어나 치료를 받으려는 희망을 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냉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사망 상태여야 한다. 냉동 작업은 의사가 사망 선고를 한 직후 수십 분 이내에 이뤄진다. 이들 연구소는 훗날 의뢰인들을 해동한 뒤 뇌를 되살리고 장기 일부는 이식하는 등의 방식으로 냉동 보존된 인간을 소생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국, 냉동 보관이 의술로 분류돼 발달"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알코르재단 냉동 임상전문가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중국 인펑 연구소에 합류한 애런 드레이크는 "중국은 서구와 같은 종교적 제약이 없어서 냉동 보존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이크는 "알코르는 미국 의료법이 아닌 장례 산업법을 따라야 해 어떤 의료 시설과도 제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알코르와 또다른 미국의 냉동 보존 연구소인 크라이오닉스 재단의 기술은 "인체에 액체 질소를 주입해 얼려서 저장하는 게 전부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냉동 보존을 의학 분야로 분류해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냉동 보존 분야에 마취과 의사, 심폐 관류사 등이 인펑 연구소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배경에서 장기 이식술도 발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레이크는 "만약 죽은 사람의 장기가 이식 가능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는 시간이 기존의 6시간에서 6일로 늘어난다고 생각해 보라"며 "(인체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는 중국은 이런 일이 처음으로 가능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한 80대 여성이 숨진 후 냉동인간 상태로 러시아 모스크바 크리오러스사에 보관중



"2015년 시작했지만, 종교적 제약 없어 발전 빨라"
인체 냉동 보존은 이미 서구에서는 50년이 넘은 연구 분야다. 1967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생물냉동학재단 설립자인 제임스 베드포드가 세계 최초로 냉동 보존 인간이 되면서 시작됐다. 그의 인체는 현재 1972년 설립된 미국 알코르 생명연장재단에 보관돼 있다.

중국이 냉동 보존 연구소를 설립한 건 불과 5년 전이다. 드레이크는 "중국 문화가 사후 신의 계획을 믿는 서양 문화보다 인체 냉동을 더 쉽게 받아들이고 있어 (미국보다) 50년 늦게 냉동 보존을 시작했지만, 잠재력이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는 네 곳이다. 미국 알코르 생명연장재단, 크라이오닉스 연구소, 러시아 크리오러스사, 중국 인펑생명연구소 등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5월 숨진 80대 여성이 국내 최초로 냉동 인간이 됐다. 이 여성의 인체는 러시아 크리오러스사와 제휴를 맺은 크리오아시아를 통해 냉동돼 현재 모스크바에서 보관 중이다. (중앙일보, 2020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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