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한국 남성과 이혼한 베트남 여자가 친정 국가로 데리고 간 한국아동 자녀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들은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법적으로 신분 유지가 곤란하고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두 나라에서 모두 소외를 받는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재단이 지난해 김현미 연세대 교수에 의뢰 조사해 5일 내놓은 '베트남 거주(체류)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재외동포재단 [재외동포재단 제공]


보고서는 2017년 말 기준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이 모두 9만2천414건, 이 가운데 이혼 건수가 1만8천324건이라고 통계청 자료를 인용, 분석했다.

국제결혼의 대부분이 한국 남성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으로, 설문 조사 결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 중 본국으로 돌아간 비율은 87%에 이르렀다. 대부분은 양육비를 받고자 아동의 친권을 유지한 채 동반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관련 자료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이혼한 베트남 여성이 많이 사는 베트남 남부 껀터시의 '한베 함께돌봄센터'와 유엔 인권정책센터(코쿤)의 협조를 얻어 한국 아동 어머니거나 한국 아동을 양육하는 100명을 설문조사하고, 그 가운데 31명을 심층 면접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직업이 없거나 직업이 있어도 수입이 적어 75%가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고 답했고,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동의 평균 연령은 8.5세로, 54.4%는 한국 국적, 23.6%는 이중국적, 19.1%는 베트남 국적, 2.7%는 무국적인 것으로 로 조사됐다.

이들은 법적으로 3∼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사증 면제 상태(43%) 거나 1∼3년의 임시 거주증을 소지한 상태(26%)며 단기 가족 방문 비자거나 여권을 보유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신분이 불확실함에 따라 이들은 한국인으로서 누려야 할 의료보험이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며 베트남 학교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베트남 외가에 머무는 한국 아동이 한국과 베트남의 가족 연결망에서 사회적 지원을 받고 두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은 베트남과 한국 사회 모두에서 '외국인'이나 특별한 존재로 구별이나 차별을 받게 된다면 주변부 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두 나라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고, 베트남 여성과 이들의 한국 자녀를 돕는 민간단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020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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