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포교 위해 그린 지도 사본 공개
19세기 美 해군이 실제 사용한 버전 '일본해' 주장 반박 근거로 활용 가능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한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사본. 라틴어로 동해라는 뜻의 ‘MARE ORIENTALE’가 표기돼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19세기 한반도 지도에 라틴어로 ‘동해’를 명기한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조선전도’ 사본이 추가로 공개됐다. 미국 해군에서 당시 조선의 지리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한 지도다. ‘19세기부터 ‘일본해’ 표현이 국제적으로 정착됐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20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소장한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사본을 국내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도 이름은 프랑스어로 ‘Carte de la Coree’, 우리말로 ‘한국 지도’라는 의미다. 김 신부가 1840년대에 포교를 위해 그려서 해외로 보낸 여러 장의 한국 지도를 통틀어 ‘조선전도’라고 부른다.

이번에 공개된 조선전도는 1868년 3월 미 해군 J R 펠란 장교가 김 신부의 지도를 모사한 것으로, 원작자가 ‘김대건 신부’라고 명기돼 있다. 미국 정부는 1866년 조선인들이 미국 상선을 불태운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해군을 파견했다. 이 지도는 미 해군의 항해를 위한 지리 정보 파악을 위해 사용됐다. 김 연구위원은 “지도 원본은 김 신부가 포교를 위해 1845년 작성해 마카오의 천주교 파리외방전교회 지부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지리에 대한 정보가 없던 미 해군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조선전도에는 동해라는 뜻의 라틴어 ‘MARE ORIENTALE’와 독도가 표기돼 있다는 점에서 김 신부가 작성한 다른 지도들과 다르다. 앞서 공개된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BnF)에 소장된 김 신부의 또 다른 조선전도에는 울릉도 동쪽에 독도의 옛 지명인 우산도를 로마자로 ‘Ousan’이라고 표기했으나 동해라는 표기는 따로 없었다.

김 연구위원은 BnF에서 라틴어로 ‘동해’ 표기가 된 또 다른 조선전도도 발견했다. 역시 김 신부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위원은 “작자 미상의 라틴어 지도지만 지명 일부에 한글 표시가 있고, 김 신부의 다른 지도와 하천, 해안선 등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미국 프랑스에서 사용한 지도에 ‘동해’가 명기됐다는 것은 19세기부터 ‘일본해’ 표현이 정착됐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동북아역사재단이 독도의 날(25일)을 맞아 22일 여는 ‘독도 주권 연구의 역사·지리적 성과와 과제’ 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동아일보, 2020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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