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성검 '엑스칼리버'의 이름을 딴 무기가 있다. 미국 레이시온, 영국 BAE 시스템, 스웨덴 보포스가 공동개발한 155㎜ 스마트 포탄 'XM982 엑스칼리버'다. 위성유도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를 갖춘 엑스칼리버는 탄도 미사일과 야포포시스템을 결합한 초정밀 스마트 포탄이다. GPS유도 스마트포탄은 보잉사서 개발한 JDAM이나 레이시온의 GBU시리즈와 같이 주로 전투기에서 사용됐다. 155㎜포에 GPS 유도시스템이 실용화된 것은 엑스칼리버가 처음이다.
첨단 컴퓨터 시스템에 타격 지점의 좌표를 입력하면 상승고도가 자동 결정되고 인공위성의 유도를 받아 목표를 향해 날아간다. 엑스칼리버 탄두와 탄미에는 날개가 있다. 발사 후에는 탄미의 회전날개가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최고 상승지점까지 도달한다. 하강할 때는 포탄 윗부분에서 4개의 날개가 펴지면서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고도와 방향을 수정해가며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최대 사거리가 무려 50㎞에 이르지만 오차범위가 10m 이내다.
2005년 미 육군 유마기지에서 열린 시험발사에서 엑스칼리버는 20㎞떨어진 과녁을 불과 3.4m의 오차로 명중시키는 가공할 만한 정밀성과 파괴력을 선보였다. 이후 2006년까지 열린 12차례의 발사실험에서 엑스칼리버는 오차범위 4.5m 이내로 놀라울 정도의 정밀한 폭격을 선보였다. 특히 좌우 15도 각도의 오조준 실험에서도 엑스칼리버는 스스로 비행 목표를 수정해 가면서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발사각이 높아 떨어질 때도 거의 수직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엄폐물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또 빌딩이 밀집한 도심에서 오폭을 줄일 수있다. 엑스칼리버의 가장 큰 장점은 155㎜ 견인ㆍ자주 포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오폭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데 있다. 말하자면'쏘고 나서 잊어버리는 똑똑한 폭탄(a fire and forget smart munition)'인 것이다.
기폭장치도 세 가지로 전투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첫째는 공중폭발(height-of-burst) 방식이다. 머리 위에서 폭발해 광범위한 지역에 파편을 퍼부으면서 적군에 타격을 가한다. 둘째는'지연폭발(delay)'이다. 이는 건물이나 벙커를 뚫고 들어간 다음에 폭발하는 것이다. 여러차례에 걸친 실험에서 엑스칼리버는 콘크리트 건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로서의 위력을 선보였다. 셋째는 '포인트 폭발(point detonate)'로 맞는 순간에 고폭약이 터져 장갑차나 차량 등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엑스칼리버는 2006년 미 육군이 레이시온사와 4300만 달러 상당의 연구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미 육군은 미래전투시스템의 자주포인 NLOS-C 포탄으로 엑스컬리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또 2007년 스웨덴이 5500만 달러, 2008년 호주가 5800만 달러에 이르는 개발비를 지원하면서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FMS(Foreign Military Sales)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엑스칼리버 개발의 최종 목표는 2010년까지 탄두에 목표물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복잡한 도심에서 표적을 골라서 폭격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엑스칼리버는 2007년 5월 이라크에서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됐다. 92%의 매우 높은 명중률(오차범위 4m)을 보여 그 성능이 입증됐다. 엑스칼리버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경우 한 발당 가격이 3만9000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 포탄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엑스칼리버의 정밀성과 미사일 시스템의 유지 비용에 비하면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또 호환성도 좋아 155㎜ 견인포, 자주포 등 야포에서 두루 사용이 가능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국산 K-9자주포 부대에 엑스칼리버 시스템을 갖춘다면 우리 군에 엄청난 전투력 증강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군도 GPS 유도장치가 있는 스마트 포탄을 개발중이며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일보,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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