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함수, 함미와 가상 연결해보니

천안함 함수의 상부 구조물이 24일 물 위로 드러났다. 군이 인양을 위해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다. 침몰 28일 만이다. 함수는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좌현만 보이는 상황이지만 선체 측면은 흠집이 거의 없을 정도로 멀쩡했다. 핵심 지휘부가 있는 함교 역시 유리창이 깨지지 않았다. 함교 바로 앞의 40㎜ 부포와 그 앞의 76㎜ 주포도 유지된 상태였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함교 바로 뒷부분에 우뚝 서 있어야 할 마스트는 유실된 듯 보이지 않았다. 마스트에는 항해등과 사격통제레이더가 달려 있다. 천안함 침몰 당시 해경이 촬영한 화면에는 마스트가 있었다는 점에서 함수가 침몰하거나 조류에 떠내려가는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절단된 함수와 함미를 가상적으로 연결해본 결과 천안함 중간 부분의 마스트, 공기흡입구(디미스터)와 연돌(연통)이 떨어져 나갔다. 천안함 상부(주갑판 이상)의 길이 88m 가운데 약 20%(17m)가 외부 충격에 의해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침몰 당시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 의해 촬영된 사진을 보면 뒤집힌 함수의 바닥은 파괴 정도가 상부보다 크지 않았다. 선저보다 상부 쪽 파괴가 더 심했다는 얘기다. 천안함의 좌현 아래쪽에서 작용한 외부 폭발력이 선저 철판을 뚫고 상부 쪽으로 번져가면서 파괴된 구조다. 외부 폭발로 충격을 받은 부위는 동력을 제공하는 가스터빈실 아래에 있다. 가스터빈실은 터빈 외에는 대부분 빈 공간이다. 따라서 폭발력은 가스터빈실을 통과해 그대로 위로 전달돼 주갑판을 뚫고 그 위 연돌과 디미스터를 날려버린 것으로 보인다.

함정의 연돌과 마스트가 떨어져 나가는 것은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어뢰나 기뢰가 함정 아래 수중에서 터지면 그 폭발력으로 발생하는 버블제트가 ‘위-아래-위’ 방향으로 충격을 준다. 이 충격 가운데 마지막에 위로 솟구치는 버블제트가 가장 강력하다. 기관부의 전기담당이었던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연돌 속에서 발견된 것도 외부 폭발이 강력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박 하사가 근무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기관부는 연돌과 가스터빈 사이에 위치해 있다. 외부 폭발에 의한 1·2차 버블제트로 연돌로 통하는 갑판과 격벽이 쪼개졌고 박 하사는 강력한 3차 버블제트에 의해 바닷물과 함께 연돌 속으로 쓸려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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