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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온상승 세계 평균보다 배 이상
21세기 말 감귤 재배지 강원도까지 북상

 

 

 

최근 몇 년 새 국지성 폭우와 태풍, 폭염, 해일 등 자연재해가 급증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종합대책과 실행계획 등 재난대응 매뉴얼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댐 운영과 하천관리, 기상예보 등 관리 시스템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승수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3일 “이번 산사태와 댐 범람은 태양광 설치와 도로 절개 개설을 통해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변경해서 생긴 문제”라면서 “특히 저류지의 기능이 있는 자연녹지를 주차장이나 공원으로 개발하면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같은 선진국은 20년 전부터 해일과 태풍을 대비해 해안선 침식 방지와 연안 제방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해양 재해는 홍수와 산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우 피해가 커진 이유로 물관리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았다. 전남도 한 관계자는 “홍수 피해가 나면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총괄해서 수습에 나서지만, 홍수 예방이나 물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는 없다”면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 각 부처에 댐이나 하천 시설 관리 업무 등이 나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8년 물관리 기능을 일원화하겠다며 수자원 기능을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시켰지만, 댐·보 등 하천시설 관리 등은 여전히 국토부 소관이다. 또 전국에 1만여개의 댐이 있는데 이를 관리하는 주체도 제각각이다. 전력 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수력원자력이, 다목적댐과 용수 전용 댐은 수자원공사가 관리한다. 이처럼 부처별로 업무 영역이 세분화된 상황에서 홍수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책임만 있을 뿐 권한이 없다”면서 “폭우 대비 등의 물관리에 예산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법 등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에는 감귤 재배지역이 강원도까지 북상하고, 사과는 한반도에서 더는 재배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의 기온 상승은 세계 평균치보다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과장은 “환경부가 수립할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21∼2025)’에는 관련 부처와 전문가들의 역량을 모아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태원 전남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해마다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만큼 중·고등학교 교과에 기후변화 과정을 편성하는 조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서울신문, 2020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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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는 4계절..사과 사라지고 뎅기열 유행한다


    더 세진 기후변화, 이제부터가 시작]

    올 여름 기상이변에 따른 최장 장마가 대한민국을 물 바다로 만들면서, 그동안 기후변화를 먼 나라 얘기로만 알던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 Zero·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수준으로 줄이지 않을 경우 더 큰 기후변화 피해가 야기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이젠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다.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도 큰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식탁에 오르는 음식부터 달라진다. 농작물 재배지 북상으로 21세기 말엔 한반도에서 벼 생산량은 25% 준다. 사과밭은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 동남아시아 풍토병인 뎅기열 등 새로운 감염병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환경부, 기상청이 공동 작성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는 1880~2012년 동안 0.85도 올랐다. 반면 한국은 비슷한 기간인 1912~2017년에 1.8도 상승했다. 지난 100년 간 온도가 2도 가까이 오르면서 5월 폭염은 흔한 일상이 됐다.

    겨울은 따듯해지고 백두대간의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은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올리브나무 등도 전라남도 등 남부 해안가에서 노지 재배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RCP 8.5) 2071~2100년 한반도 기온은 4.7도 오른다고 예측했다. 기상 이변으로 대한민국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가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기후가 된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겠는가. 올해와 비슷한 긴 장마가 매년 되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뜨거워진 한반도는 먹거리 생산 환경을 뒤바꾼다. RCP 8.5를 적용하면 2090년 한국인 주식인 벼 생산은 25% 줄어든다. 벼가 고온에 노출돼 생육 기간이 짧아지고 품질도 떨어져서다. 옥수수, 감자도 비슷한 이유로 생산이 감소한다. 고온에서 잘 자라는 양파 생산은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사과는 재배하기 적당한 밭이 아예 사라진다. 1981~2010년 사과를 키울 수 있는 적지, 가능지는 각각 전체 농경지의 23.2%, 34.4%였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지 못한다면 2100년 사과 재배 적지, 가능지는 각각 0%, 0.2%로 예측됐다.

    감귤 중 제주 지역 특산물인 온주밀감은 2090년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에선 키우기 어려워진다. 복숭아, 포도, 단감도 주산지가 북상한다.

    보고서는 새로운 감염병이 한반도에서 창궐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부분 지카, 뎅기열, 활영, 웨스트나일열, 치쿤구니야열, 열대열 말라리아 등 동남아시아 감염병이다.

    당장 한국이 동남아시아 감염병 사정권은 아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심화에 따라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겨울이 사라진다면 토착화 가능성도 있다. (머니투데이, 2020년 8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