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약물방출형 다공성 임플란트' 제조기술 개발
금형몰드를 이용해 제작한 무릎관절용 다공성 임플란트 시제품/사진=생기원
골절 사고에는 석고붕대로 깁스를 두르는 치료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인체에 무해한 티타늄 합금 재질의 인공뼈를 이식하는 임플란트 수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술 도중 티타늄 표면이 오염되거나 부식돼 이식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고 임플란트가 뼈 조직과의 결합에 실패하는 부작용이 종종 발생해왔다. 이 경우 결합에 실패한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나면 재이식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전에 약물을 사용해 염증 발생 확률을 줄여야 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표면처리그룹 김현종 수석연구원팀이 임플란트 내부에 다수의 기공을 생성하고 그 속에 염증 억제 약물을 넣어 수술 부작용을 줄인 ‘약물방출형 다공성 임플란트’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임플란트는 수많은 기공 속에 항염증제, 골형성 촉진 단백질, 줄기세포 등 각종 약물들을 함유하고 약 10일에 걸쳐 일정한 비율로 서서히 방출시킨다.
함유된 약물은 수술 초기 해당 부위의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한편 임플란트가 뼈를 비롯한 주변조직과 빠르게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구진은 또 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임플란트 하단 부위의 뼈가 인체 하중을 지탱해주는 고유 역할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뼈는 외부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두께와 무게가 줄어드는 데, 임플란트 소재인 티타늄 합금의 경우 뼈보다 탄성이 강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을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에 연결된 뼈가 자극을 받기 어렵다.
개발한 임플란트는 뼈 조직을 모사한 다공 구조로 형성돼 있어 탄성이 뼈와 유사하며, 무릎, 대퇴부, 턱 등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뼈의 탄성까지 정밀하게 반영해 제작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임플란트 제조 기술은 공정효율을 높여 제조원가를 50% 이상 절감했으며, 제조공정에 금형몰드를 적용, 대량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3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 이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원소재 제조공정을 효율화·국산화하고, 후처리 공정을 통해 기능성 부여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뿐 아니라 스텐트(혈관 속에 영구적으로 삽입되는 작고 가느다란 의료용 튜브), 인공장기,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바이오·헬스 소재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시술은 고령화 추세에 따라 더욱 늘 것으로 보이며, 관련 시장 규모는 2021년 181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머니투데이, 2019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