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서강·성균관·숭실·중앙대,   사교육 조장하는 낯선 문제 배제

수능(8일) 이후 주말에 시작된 2013학년도 대입 수시 논술시험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고교 교과서나 EBS 교재 등에 실린 내용을 제시문으로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에서 논술시험을 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본지 보도 이후 출제 경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숭실대·중앙대 등은 10~11일 수시 2차 논술시험을 치렀다. 서강대는 11일 1만3500여 명이 응시한 인문·사회계열 논술에서 인문계열은 지문 8개 중 2개, 사회계열은 8개 중 3개를 교과서나 EBS 교재에서 냈다. 교과서 밖 지문도 영국 수학자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 등 수험생들에게 친숙한 내용이었다. 서강대는 지난해 번역문 지문과 비문이 많아 교수들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 대학 이욱연 입학처장은 “어려운 논술이 수험생에게 사교육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중앙일보의 지적과 사회적 여론에 따라 올해는 낯선 개념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도 10일 기업형 수퍼마켓(SSM) 규제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대입 가산점에 대한 문제를 내면서 EBS 교재에 실렸던 그래프와 데이터를 그대로 인용했다. 김윤배 입학처장은 “지문이 어려워 응답률이 떨어지면 학생들의 잠재력을 측정하기 어려워 친숙한 내용을 위주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김춘수의 시 ‘꽃’ 등 인문계 논술 지문 6개를 모두 교과서에서 발췌했다. 자연계 논술에 출제된 제시문과 그래프 5개도 모두 교과서에서 나왔다. 경희대는 사회계열 7개 지문 중 3개를 경제·사회 교과서와 EBS 수능 교재에서 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10월 논술고사를 치른 연세대와 이화여대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인문계 논술에서 연세대는 EBS 교재에 실린 ‘노처녀가’를, 이화여대는 다문화에 대한 관용을 담은 영어 교과서 지문을 그대로 출제했다.
 오성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출제를 앞두고 각 대학 출제교수와 교사들이 모여 출제범위를 논의하는 등 고교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합격선 하락할 듯=학원가에선 올해 정시모집 합격선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수리 나형과 외국어가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인문계 중상위권은 5~7점, 중위권 이하는 10점 정도 하락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의예과 등 최상위권 인기학과 합격선은 지난해처럼 390점대(원점수 기준·400점 만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이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최상위권 수험생의 합격 안정권 점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중상위권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중앙일보, 11월 12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