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보유 임대가구도 부채 급증..30대는 집 사려고 대출받아

고령화와 과도한 주택투자 문화가 가계부채를 부추긴 구조적 요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배경을 경제정책 기조와 구조적 요인으로 나눠서 점검했다.

보고서는 2014년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한 요인으로 경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저금리 기조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지적했다.

이어 구조적 요인으로 고령층 비중이 급격히 커진 인구구조와 임대주택 투자문화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매입 등을 위해 차입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연령층(35∼59세) 증가가 그동안 가계부채 누증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상황에서 최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점도 가계부채의 구조적 증가요인"이라고 분석했다.

6·25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는 지난해 5천800만 원으로 나머지 세대(4천400만 원)보다 훨씬 많았다.

직장에서 은퇴한 뒤 식당, 부동산임대업, 소매업 등 자영업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빚이 불어난 것이다.

고령층 자영업자는 그동안 꾸준히 늘었다.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06년 말 264만2천 명을 기록했지만, 작년 말에는 316만2천 명으로 52만 명이나 늘었다.

50세 이상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규모도 2012년 말 63조 원에서 올해 3월 말 98조2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가계대출(177조6천억 원)의 55.3%를 50대 이상이 빌렸다.

여기에 고령층의 경제활동 증가도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남성이 주된 직장에서 은퇴한 연령은 평균 51.6세이지만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실질은퇴연령은 72.9세(OECD 2014년 기준)나 된다.

고령층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면서 주택처분 등을 통한 '빚 줄이기'도 미뤄지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가 투자자산으로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도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임대주택 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러 주택을 보유한 임대가구의 금융부채는 2012년 179조5천억 원에서 지난해 226조3천억 원으로 4년 사이 26.1%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정부와 감독 당국이 단기적으로 가계부채 급증세를 억제할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에서 '소유' 중심이 아닌 '거주' 중심의 주택소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1분기(1∼3월) 차주 연령대별 가계대출 증감액을 보면 30대가 부채를 많이 늘렸다.

한은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1분기 30대 이하 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6천억 원으로 40대(7조 원)나 50대(2조5천억 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서울 등의 집값이 오른 가운데 젊은층이 집을 장만하려고 대출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연합뉴스, 2017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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