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석순에 새겨진 강우량 분석..기후변화 시대 함축적 의미 가져


알 후타 동굴 성숙의 단면. 석순 안 구멍은 동위원소 분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한 부

          

6세기 초 아라비아반도 남부를 휩쓴 극심한 가뭄이 400년 왕국의 몰락과 신흥종교 이슬람의 확산을 돕는 촉매가 됐다는 새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스위스 바젤대학 고기후학자 도미니크 플레이트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만의 알후타 동굴 석순(石筍)을 분석해 얻은 결론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당시 아라비아반도 남단에서는 힘야르족이 400년 이상 강력한 왕국을 유지하고 있었다. 댐을 건설하고 첨단 관개시설을 만들어 반(半)사막의 건조한 땅을 비옥한 농토로 바꾼 흔적이 오늘날 예멘의 유적으로 남아있을 만큼 번성했지만 525년 이웃한 악숨 왕국에 정복되며 멸망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간과됐던 극심한 가뭄이 결정적 요인이 됐으며, 7세기 초 이슬람 확산의 토대로 작용했다는 것이 연구팀 분석이다.

이는 기후변화가 역사의 진로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동굴 바닥에 떨어지는 지하수 물방울에 녹아있는 광물질이 쌓이며 죽순처럼 솟아오르는 석순의 성장률과 화학적 성분이 강우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점을 활용했다.

강우량이 적어 석순에 떨어지는 물방울의 양이 줄어들면 석순이 크는 폭도 감소하는데, "맨눈으로도 수십 년에 걸쳐 아주 건조한 기간이 이어졌다는 점을 석순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석순의 산소(O) 16과 18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연간 강우량도 유추했다.


힘야르 왕국과 석순 채취 동굴 위치 [University of Basel 제공          


연구팀은 우라늄 방사성 붕괴를 활용한 시기 특정까지 결합해 6세기 초에 장기간에 걸쳐 비가 덜 내렸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가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플레이트만 교수는 그러나 "이런 자료만으로는 가뭄과 힘랴르 왕국의 쇠퇴 간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단언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다"면서 이 지역의 옛 기후를 추가 분석하고 역사학자들과 협업을 통한 사료 검토도 함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사해의 수위에 관한 자료나 520년 무렵에 수년에 걸친 가뭄을 기술한 사료 등이 확인됐다.

플레이트만 교수는 "물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자원으로 강우량 감소, 특히 여러 해에 걸친 극심한 가뭄은 취약한 반사막 왕국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면서 관개시설은 수많은 숙련된 인력이 동원돼 지속적인 관리와 수리가 필요한데 물 부족으로 이미 타격을 받은 힘야르 왕국의 인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상황이 더욱 악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국 내부의 정정 불안에 더해 북쪽에서 이웃한 비잔틴과 사산 제국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힘야르 왕국은 더욱 약해져 지금의 에티오피아에 있던 악숨 왕국의 침략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국가를 불안하게 만들어 역사의 진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종종 간과된다면서 "힘야르 왕국의 주민들은 기아와 전쟁의 결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중이었으며 이는 이슬람이 비옥한 토양을 만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고통에 처한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었으며 이슬람이 신흥종교로서 이를 제공하며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극심한 가뭄이 이슬람 출현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6세기 아라비아에서 벌어진 격변의 맥락에서 가뭄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022년 06월 17일)

Who's 지리임닷컴

profile

임종옥 (Jongox Lim)


-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학과 학사. [지리교육학전공]

-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학과 석사. [지리교육학전공]

- 부산대학교 대학원 사회교육학과 교육학박사. [지리교육학전공]